산업부, 생태계 협력 R&D 신설…배터리·LPDi 하이브리드·상용차 액추에이터 3개 과제에 240억원 지원
민관합동 미래차 전환 간담회 겸 미래차 부품산업 협의체 출범식/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자동차 부품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도 양산 판로를 찾지 못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완성차 기업과 부품기업을 기획 단계부터 묶는 연구개발 사업을 새로 추진한다. 완성차 기업의 실제 양산 계획에 맞춰 부품을 개발하고, 실차 검증과 양산 적용까지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산업통상부는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 본원에서 ‘생태계 협력 R&D’ 과제 협약식과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부품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실제 완성차 양산 계획과 맞지 않거나, 검증·적용 단계에서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해 사업화에 실패하는 사례가 있었다. 산업부는 이를 ‘데스밸리’로 보고, 완성차의 양산 계획을 토대로 과제 기획부터 기술개발, 실차 검증, 양산 적용까지 연결하는 협력형 R&D 방식을 도입했다.
정부는 올해 3개 과제를 지원한다. 과제별로 3년간 80억원씩, 총 24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지원 과제는 2029~2030년 완성차 양산 라인에 바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짜였다. 미래차 핵심 기술 확보와 해외 독과점,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부품 공급망 내재화가 핵심이다.
첫 번째 과제는 KG모빌리티가 수요기업으로 참여하는 ‘xEV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통형 셀 기반 표준 배터리시스템 개발’이다.
이 과제는 원통형 셀 기반 배터리팩 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 배터리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차량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연구 내용에는 국산 NCA 배터리를 활용한 원통형 셀 기반 배터리팩 시스템 개발, 최적 냉각제어 기술, 공용 배터리관리시스템, 표준화된 전장품 개발 등이 포함됐다.
개발된 배터리 시스템은 2030년 SUV 양산차 적용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 과제는 르노코리아가 참여하는 ‘240마력급 중형 SUV용 LPG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이다.
르노코리아는 국내외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저탄소 배출 시스템으로 LPG 직분사 방식의 하이브리드 SUV를 개발할 계획이다.
수행기관은 대흥정공, 동원테크, 화영, 에스피엘, 진양오토모티브, 한국자동차연구원이다.
연구는 고압직접분사 방식인 LPDi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차량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LPDi 전용 핵심부품과 제어 알고리즘 개발이 포함된다.
부품기업이 핵심부품을 개발하면 르노코리아가 2029년부터 SUV 양산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세 번째 과제는 현대차가 수요기업으로 참여하는 ‘대형 상용차의 연비 및 조종 안정성 향상을 위한 하중 분산용 액추에이터 개발’이다.
상용차용 하중 분산 액추에이터는 현재 글로벌 선도 부품기업의 독과점 구조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부품으로 제시됐다.
현대차는 국내 부품기업과 함께 솔레노이드 밸브, 압력센서, 제어기 등 차고제어 부품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상용차용 액추에이터 국산화를 추진한다.
수행기관은 대철, 루치노바, 오토모테크, 지아이시스템, 경북대, 한국자동차연구원이다.
개발 부품은 2029년 중형 트럭에 먼저 적용한 뒤 대형 상용차로 확대할 계획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이번 생태계 협력형 R&D가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부품기업이 겪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드는 지원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협약식은 오후 3시부터 5시 20분까지 진행됐다. 3개 과제 발표, 수요기업과 수행기관 간 통합 업무협약 체결, 산업부 모두발언, 미래차 전환 간담회, 과제별 킥오프 회의 순으로 열렸다.
통합 업무협약에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수요기업, 주관기업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주관기관은 위츠, 대흥정공, 대철 등 3곳이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지금 자동차산업은 전동화, 스마트화로 미래차 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차 전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별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완성차, 부품사가 함께 ‘원팀’이 되어 생태계 차원의 선제적인 전환을 추진해야 하며,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