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매수’·목표가 280만원 유지…현 주가 대비 97.2% 상승여력
2026년 영업익 268조원·FCF 180조원 전망
솔리다임 지분 유동화로 투자재원 확보…자사주 매입 적기로 평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SK하이닉스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영업환경과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낙폭이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왔다.
솔리다임 지분 유동화를 통한 투자재원 확보와 최대 40조원 안팎의 주주환원 가능성까지 맞물릴 경우 최근 주가 조정이 오히려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1일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80만원을 유지했다. 지난 10일 종가 142만원과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97.2%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차익 실현과 시장 수급적 어려움 등으로 고점 대비 51% 하락했으나 영업 환경과 산업 전망을 고려하면 과대 낙폭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P/E)은 3.5배, 주가순자산비율(P/B)은 1.8배로 이전 밸류에이션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 전망은 여전히 가파르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액을 346조8560억원, 영업이익을 268조72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은 77.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에는 매출액 517조3240억원, 영업이익 409조490억원으로 추가 성장이 전망됐다. 영업이익률은 79.1%까지 상승할 것으로 제시됐다.
D램이 실적을 주도하는 가운데 낸드 수익성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D램 매출액은 259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11조1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낸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6조4000억원, 57조2000억원으로 전망됐다.
D램 영업이익률은 올해 81.5%, 낸드는 66.2%로 예상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이익 레벨이 크게 높아지는 구조다.
최근 시장에서 불거진 솔리다임 지분 유동화 가능성도 부정적으로만 볼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와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SK하이닉스의 지분 희석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왔지만, 미래에셋증권은 후속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김 연구원은 “금번 이슈를 M&A 투자금 회수 및 후속 투자재원 확충의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솔리다임 모회사이자 자회사인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에 최대 100억달러 규모의 출자를 약정했다. SK 지주사를 비롯해 이노베이션과 텔레글로브 등도 약 11억달러를 출자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솔리다임 일부 지분을 매각해 추가 자금을 모집하면 약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AI 인프라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조달 수단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지분 유동화가 솔리다임 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도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솔리다임 SSD는 QLC 제품 비중이 높지만 서버용 엔터프라이즈 고성능 SSD 상당 부분은 SK하이닉스 본사의 TLC 기반 설계와 생산 기술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 낸드 사업 인수 과정에서 솔루션 부문을 먼저 확보하면서 컨트롤러 설계 역량을 내재화한 점도 경쟁력 유지의 근거로 꼽혔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본업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략에서도 성과를 축적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8년 키옥시아 지분 투자 이후 일부 투자금을 회수했고, 2020년에는 약 10조원을 들여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대규모 나스닥 ADR 발행까지 추진하며 성장 투자와 자금 조달 수단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 여기에 주주환원까지 본격화하면 기업가치 평가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주환원 여력은 이전보다 크게 확대됐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가 시행할 수 있는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약 40조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올해 잉여현금흐름(FCF)은 약 180조원, 순현금은 173조원 수준까지 누적될 것으로 전망됐다. 안전자산 성격으로 현금 100조원을 남겨두더라도 70조~80조원가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주주환원 방식에 따라 배당수익률은 최대 3.9%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 시점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특별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는 공식적인 기준 시점은 2027년 말이지만 현재 주가는 고점보다 51% 하락해 자사주를 매입하기에는 유리한 가격대라는 설명이다.
주주환원 규모 자체도 시장에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배당은 단순 현금 배분을 넘어 SK하이닉스가 향후 현금창출력에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제시한 시나리오에서는 자사주 매입·소각 40조원과 특별배당 등을 조합할 경우 총 주주환원 규모가 43조원 안팎까지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자사주 매입 없이 특별배당 중심으로 환원하면 연간 배당수익률이 약 3.9%까지 높아지는 구조다.
밸류에이션도 이익 증가 속도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올해 예상 P/E는 3.9배, 2027년은 3.3배다.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3.9%로 예상됐으며 2027년에도 58.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최근 SK하이닉스 주가 조정의 핵심은 실적 훼손보다 급격한 상승 이후 차익실현과 수급 부담에 가깝다는 것이 미래에셋증권의 판단이다. 높은 메모리 수익성과 막대한 현금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솔리다임을 활용한 투자재원 확보와 주주환원 정책이 구체화되면 주가 재평가 여지도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진다면 기업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