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스토킹 혐의로 수사가 시작되면 본안 사건에 대한 경찰조사와 별개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잠정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을 설명하거나 사과하고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연락하고 싶을 수 있지만, 이미 접근이나 연락을 금지하는 결정이 내려진 상태라면 이러한 행동 자체가 별도의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토킹처벌법 제9조에 따르면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잠정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면 경고를 비롯해 피해자 또는 동거인·가족이나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등이 포함된다.
특히 잠정조치가 내려진 뒤에는 연락의 목적보다 결정 내용을 위반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피해자에게 사과하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합의를 목적으로 전화를 걸었더라도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가 내려진 상태라면 잠정조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 온 경우에도 결정 내용이 유지되고 있다면 임의로 연락을 이어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잠정조치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스토킹처벌법 제20조는 제9조 제1항 제2호 또는 제3호에 따른 접근금지·전기통신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존 스토킹 혐의와 별개로 잠정조치 불이행에 따른 추가적인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잠정조치의 내용이 부당하거나 과도하다고 판단될 때 이를 개인적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법에서 정한 절차를 통해 잠정조치의 취소 또는 종류 변경을 신청하거나, 요건에 따라 항고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사건의 경위와 현재 피해자와의 관계, 재발 가능성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스토킹 잠정조치는 단순한 연락 자제 권고가 아니라 법원의 결정에 따른 조치이기 때문에 사과나 합의를 위한 연락이라고 하더라도 임의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면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 해결하려 하기보다 정해진 불복 절차를 통해 대응하고, 본안 사건과 잠정조치 위반 문제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