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이른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한 지난 7월, 전국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가까이 늘며 역대 7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29일 “지난 7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830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증가해 역대 7월 중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전체 전기 판매량 증가폭(3.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산업용 전기 판매량은 0.2% 감소했고, 상업시설 등에 해당하는 일반용 전기 판매량은 6.3% 늘어나는 데 그쳤다.
7월 주택용 전기 사용량 증가는 이례적으로 이른 무더위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평균 기온은 27.1도로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평균 최고기온도 32.0도로 역대 2위에 해당했다.
경제력 향상과 생활 전기화 확대 등 구조적 요인도 주택용 전기 사용량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전의 연간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2018년 7만GWh, 2022년 8만GWh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8만6989GWh로 늘었다. 올해는 9만GWh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전기 사용량이 늘면서 가정의 체감 요금 부담은 더 커졌다. 지난 7월 한전의 주택용 전기 판매 수입은 1조3508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7.4% 증가했다. 사용량 증가율(10.9%)을 웃도는 요금 증가율(17.4%)은 누진제 적용 가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여름철(7∼8월) 주택용 전기 요금은 300kWh 이하, 300~450kWh 이하, 450kWh 초과의 3단계 누진제가 적용된다. 450kWh를 넘으면 기본요금이 7300원으로 급등하고, 1kWh당 단가도 307.3원으로 오른다.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전체 2512만 가구 중 약 1022만 가구(40.5%)가 월 450kWh를 초과 사용해 최고 누진 구간에 해당했다. 업계에서는 4인 가구 기준 여름철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이미 500kWh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누진제 구간 조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