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위 연구용역 충돌 시뮬레이션 보고서-둔덕이 없는 경우 충돌거동 이미지./ 사진=김희정 의원실
[더파워 부·울·경 취재본부 이승렬 기자] 무안공항 참사가 불법 시설물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였다는 정부 연구용역 결과가 공식 확인됐다. 항공기 충돌 당시 치명적 피해를 키운 것은 로컬라이저를 지탱하던 콘크리트 둔덕이었으며, 국제 기준을 지킨 구조였다면 대형 인명 피해는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활주로를 이탈해 평지로 미끄러졌을 경우 중상자 없이 정지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보고서는 “둔덕이 없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이었다면 항공기는 담장을 통과했을 것이며, 충격 역시 치명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국내·국제 기준을 명백히 위반한 불법 시설로 판단됐다는 점이다. 정밀접근활주로(CAT-1) 기준상 착륙대 종단 240m 이내에는 필수 시설 외 구조물을 둘 수 없고, 불가피할 경우 반드시 파괴 가능한 구조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무안공항 둔덕은 콘크리트가 포함된 강체 구조로 확인돼, 정부와 공항 운영 주체의 관리 책임이 불가피해졌다.
김해공항 방위각시설 개선 현황(위 개선전, 아래 개선후 모습)./ 사진=김희정 의원실
더 큰 우려는 개선이 더디다는 사실이다. 포항경주·광주·여수공항은 개선을 마쳤지만, 김해공항과 사천공항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해공항은 늑장 대응으로 임시시설 설치와 철거를 반복하며 2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고, 2개 중 1개 로컬라이저만 완료됐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제주공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연간 1,490만 명이 이용하는 공항임에도 공사는 올해 8월 착공해 2027년 3월 완공 예정으로, 최소 1년 이상 안전 공백이 불가피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의원은 “무안공항 참사는 명백한 인재”라며 “정부의 관리 책임 전반을 철저히 규명하고, 지연 중인 로컬라이저 개선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이제는 말이 아닌 실행으로 증명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