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에쓰오일의 내부 성비위 의혹 대응을 둘러싸고 윤리경영과 내부통제 신뢰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원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별도 징계 없이 감사실로 전환 배치해 '솜방망이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핵심은 인사 조치의 방향이다. 감사실은 조직 내 비위와 리스크를 감시하는 핵심 부서로 꼽히는 만큼, 의혹이 제기된 직원을 별도 징계 없이 이 부서로 이동시킨 결정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문제 인물에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처리 과정의 불투명성 역시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조사 결과와 판단 기준이 외부에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 조치만 이뤄지면서, 회사 내부의 자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블라인드 등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도 "징계 대신 요직 이동은 사실상 면죄부"라는 취지의 비판이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에쓰오일이 외부에 내세워 온 윤리경영 기조와도 맞물려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회사는 공식 자료에서 2021년 준법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37301 인증을 취득했고, 윤리위원회 활동을 CEO와 감사위원회에 정기 보고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2022년에는 윤리규정 위반 3건으로 직원 7명을 징계했다고 공개했다. 그런 만큼 이번 인사 조치가 자칫 '제 식구 감싸기'로 비칠 경우, 회사가 강조해 온 윤리경영과 내부감사 신뢰도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기업이 성비위 의혹 사안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처리하는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한 매체에 "해당 건은 인사팀에서 확인해주지 않아 별도로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