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커지면서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23일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 순이익 40조345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72%, 순이익률은 77%였다.
이번 실적은 매출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선 데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도 모두 창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었고, 비교 기준이 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32조8267억원, 영업이익 19조1696억원이었다. 1분기는 통상 반도체 업계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SK하이닉스는 AI 수요 강세 속에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비교표를 보면 매출은 전분기 대비 60%,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96%,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전분기 대비 165%,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했다.
현금 흐름도 크게 좋아졌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말보다 19조4000억원 늘어난 5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차입금은 2조9000억원 줄어든 19조3000억원으로 나타나, 순현금은 35조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면서 재무 여력까지 함께 키운 셈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AI 수요 기반이 D램과 낸드 전반으로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모델 학습 중심의 AI가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서 실시간 추론을 반복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 저변이 확대되고, 메모리 효율화 기술 확산도 AI 서비스 경제성을 높여 전체 시장을 더 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D램과 낸드 모두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제품 포트폴리오도 한층 넓힌다. HBM에서는 성능과 수율, 품질, 공급 안정성을 통합한 실행 역량을 더 강화하고, D램에서는 세계 최초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같은 공정 기반의 192GB SOCAMM2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낸드에서는 CTF 기반 321단 QLC 기술을 적용한 cSSD ‘PQC21’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eSSD 전 영역에서 고성능 TLC와 대용량 QLC를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AI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특히 대용량 QLC eSSD에 강점을 가진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PC 스토리지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자도 늘린다. 회사는 고객 수요가 공급 역량을 웃도는 환경이 이어지는 만큼, AI 시대의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할 공급 능력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투자 규모는 M15X 램프업과 용인 클러스터 중심의 인프라 준비, EUV 등 핵심 장비 확보 영향으로 전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장기 수요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전략적으로 확충하겠다”며 “수요 가시성을 고려한 투자로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