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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산업 대전환④] 현장이 보는 위기는 더 깊다…매출·가동률·인력 전망 모두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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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산업 대전환④] 현장이 보는 위기는 더 깊다…매출·가동률·인력 전망 모두 ‘흐림’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23 08:55

기업 실태조사서 매출 증가 기대 8.4% 그쳐…저탄소·일자리 전환 준비도 부족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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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한승호 기자] 보고서가 주목한 또 하나의 축은 현장의 체감이다. 통계상 위기가 나타나는 것과 별개로, 실제 석유화학 사업체들이 느끼는 경영환경은 더 냉랭했다. 매출과 가동률 전망은 부정적이었고, 인력 감축 우려와 숙련인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석유화학산업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 산업환경 변화, 업황, 고용, 디지털 전환, 저탄소 전환, 일자리 전환 수요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단기 생존 압박과 중장기 전환 필요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사업체 구조는 하류 부문 중심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류 부문 생산 기업은 전체의 4.7%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3대 유도품과 기타 화학제품 등 하류 부문 생산에 집중됐다. 5~49인 소규모 사업체가 84.1%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업황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2024년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사업체 비중이 증가한 사업체보다 많았고, 2025년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사업체는 8.4%에 그쳤다. 범용제품 위주의 하류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특히 두드러졌다.

다만 스페셜티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사업체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매출과 설비 가동률 전망에서 범용제품 중심 기업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이다. 이는 산업 생존의 돌파구가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있다는 점을 현장 조사에서도 확인해 준다.

경영환경 인식도 낮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환경 변화 체감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60으로 100점 환산 시 40점 수준에 그쳤다. 부정적 평가가 46.7%로 긍정 평가 7.8%의 6배에 달했다. 특히 원재료 가격 부담과 중국발 공급과잉이 큰 영향 요인으로 꼽혔다.

기업들이 본 경쟁력도 양면적이었다. 대규모 생산설비 효율성과 공정 기술 역량은 상대적으로 강점으로 평가됐다. 반면 원가 경쟁력과 시장 경쟁력, 즉 점유율과 수출 부문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을 잘하는 능력은 있지만, 싸게 팔고 시장을 지키는 능력에서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고용 전망도 밝지 않았다. 2024년 기준 5인 이상 석유화학 제조업체의 총 종사자는 약 4만8600명으로 조사됐다. 직무별로는 생산직이 63.0%로 가장 많았고, 경영지원·영업관리 12.8%, 품질관리 8.3%, 설비관리 6.5%, 안전·환경관리 4.7%, 연구개발 3.9% 순이었다.

문제는 고용 위축과 숙련인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종사자 수가 감소한 사업체 비중은 증가 사업체보다 약 두 배 많았다. 2025년 전망에서도 고용 감소를 예상한 기업이 증가를 예상한 기업보다 크게 많았다. 특히 상류 부문과 범용제품 중심 기업의 전망이 더 부정적이었다.

반면 스페셜티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2023~2024년에 인력이 순증가했고, 2025년 전망도 다른 제품군보다 상대적으로 나았다. 이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고용 안정성과도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숙련인력 부족도 호소했다. 채용 여력 부족, 근로조건 미스매치, 경력·자격 미흡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당장 필요한 지원책으로는 신규 채용보다 고용보험료 납부 유예, 고용장려금 지급 등 직접 재정지원이 더 크게 꼽혔다. 업황 악화 속에서 기업들이 우선 현 고용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전환은 일부 진행되고 있었다. 생산설비 자동화 도입 정도는 86.7%로 높았다. 그러나 사업관리 자동화는 59.4%, 시설 자동화는 39.1%에 그쳤다. 향후 필요한 디지털 기술 분야로는 생산공정, 품질관리, 설비정비가 많이 꼽혔다.

저탄소 전환 인식은 더 낮았다. 전체 사업체의 44.9%가 저탄소 전환 필요성을 낮게 봤고, 필요성을 높게 본 비율은 15.2%에 불과했다. 다만 대기업, 기초화학업체, 수출기업일수록 저탄소 전환 인식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규제에 직접 노출될수록 위기감이 큰 셈이다.

일자리 전환 준비도 미흡했다. 일자리 전환을 도입했거나 계획 중인 사업체는 9.6%에 그쳤다. 산업 전환은 이미 시작됐지만, 노동시장 전환 준비는 뒤처지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선호한 일자리 전환 방식은 직무 심화 훈련 지원, 고용서비스 연계, 직무 재배치 순이었다. 교육훈련이 필요한 직종으로는 생산, 품질관리, 연구개발이 꼽혔다. 필요한 교육 분야는 제조공정 자동화·자율화 기술, 품질관리 기초역량, 스마트플랜트 구축·설계 및 활용 등이었다.

현장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업들은 당장 원가와 자금,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동시에 디지털과 저탄소, 고부가 제품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고 있다. 다만 투자 여력과 전문인력, 전환 계획이 부족하다. 결국 정부 지원은 단순 금융지원에 그치지 않고, 설비·기술·인력 전환을 함께 묶어야 한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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