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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때 시작해 신부전까지…‘알포트 증후군’ 국내 첫 치료기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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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때 시작해 신부전까지…‘알포트 증후군’ 국내 첫 치료기준 나왔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8-11 09:29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요한·강희경 교수(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요한·강희경 교수(왼쪽부터)
[더파워 이설아 기자] 소아청소년기부터 서서히 신장 기능을 떨어뜨려 말기 신부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유전성 질환 ‘알포트 증후군’의 국내 첫 진료 권고안이 마련됐다.

병원마다 달랐던 진단과 치료 방식을 표준화하고,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 수준에 따라 적극 권고할 치료와 추가 검증이 필요한 치료를 구분한 것이 핵심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팀은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요한 교수 등과 함께 알포트 증후군의 진단·치료를 위한 국내 진료 권고안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신장학회 유전신질환연구회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에 발표됐다.

알포트 증후군은 콜라겐을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유전성 신장질환이다. 초기에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혈뇨가 나타나지만 이후 단백뇨와 신장 기능 저하로 진행하고, 심한 경우 투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X염색체 관련 유전형의 남아나 상염색체 열성 유전형에서는 진행 속도가 빨라 20대 초중반에 말기 신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난청이나 시력 이상도 동반된다.

아직 질환 자체를 완치하는 치료법은 없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료 시점을 앞당길 경우 투석이 필요한 시기를 10년 이상 늦출 수 있고, 비교적 경미한 환자에서는 평생 투석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그동안 국내에 통일된 진료 기준이 없었다는 점이다. 해외 권고안이 존재하지만 국내 의료환경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고 의료기관마다 진단과 치료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소아청소년과와 신장내과, 병리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국내외 논문 622편을 체계적으로 검토했다. 각 치료법에 대한 연구 신뢰도와 효과를 평가한 뒤 근거 수준에 따라 권고 등급을 나눴다.

가장 높은 수준으로 권고된 치료는 안지오텐신 차단제(RAS 차단제)다. 단백뇨를 줄이고 신장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제로, 기존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신부전 진행 위험을 약 67%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시작 시점도 구체화했다. 일반적으로 소변에서 소량의 단백질이 확인되는 미세알부민뇨 단계부터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으며, X염색체 유전형 남아나 상염색체 열성 유전형처럼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는 단백뇨 없이 미세혈뇨만 나타나도 더 이른 치료를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반면 사이클로스포린과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SGLT2 억제제는 사용 권고가 유보됐다. 단기간 단백뇨를 줄이는 효과는 확인됐지만 장기적으로 신장 기능을 보호한다는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는 해당 약물이 효과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향후 임상 근거가 더 축적되면 권고 수준을 다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GLT2 억제제의 경우 RAS 차단제만으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성인 환자에서 병용을 고려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

이번 권고안은 향후 국내 의료기관에서 알포트 증후군의 진단부터 치료, 장기 관리까지 활용될 예정이다. 대한신장학회와 대한소아신장학회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지현 교수는 “알포트 증후군은 언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근거가 확립된 치료와 아직 근거가 부족한 치료를 구분해 임상 현장의 혼란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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