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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8억 들인 음식물처리기, 관리사무소는 “사용 자제”…장위4구역 65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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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8억 들인 음식물처리기, 관리사무소는 “사용 자제”…장위4구역 65억 논란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14 15:40

1016세대 마감재 변경에 총액 65억원 합의…당초 품목별 산출액은 80억5796만원
계약 모델과 다른 본체 설치 의혹 이어 내부 문건엔 ‘불법 부속물 확인 완료’

[더파워 이경호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조합이 조합원 1016세대의 마감재 변경 등에 65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18억원대 비용이 산출된 음식물처리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리사무소가 입주민들에게 음식물처리기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한 데 이어 계약 모델과 다른 제품이 설치됐다는 주장과 내부 문건상 ‘불법 부속물 확인’ 내용까지 나오면서 제품 선정과 시공·검수 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주방용 음식물처리기/사진=제보자 제공
주방용 음식물처리기/사진=제보자 제공


14일 정비사업 업계와 장위4구역 조합원들에 따르면 2025년 임시총회 자료에 포함된 조합과 GS건설 간 합의서에는 조합원 1016세대의 마감재 변경 및 추가 설치 비용으로 총 65억원이 기재됐다.

대상은 인덕션과 디지털 도어록, 바닥 마루, 주방가구, 음식물처리기, 단열필름 등 6개 품목이다. 합의서에는 조합이 해당 내용을 총회에 상정해 의결받고, GS건설은 이후 물가 상승에 따른 추가 공사대금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최종 합의금액 65억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산출됐는지는 문건만으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합의에 앞서 작성된 공사도급계약 변경안에는 6개 품목의 추가 공사비가 총 80억5796만470원으로 제시됐다. 인덕션 6억3837만원, 디지털 도어록 5억2894만원, 바닥 마루 11억7383만원, 주방가구 7억6945만원, 음식물처리기 18억1051만원, 단열필름 31억3684만원이다. 모두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이다.

이후 조합과 GS건설은 전체 금액을 65억원으로 합의했다. 당초 산출액보다 약 15억5796만원 줄었지만 최종 합의서에는 어느 품목에서 얼마가 감액됐는지, 각 품목의 최종 계약금액이 얼마인지가 구분돼 있지 않다.

논란의 중심에는 음식물처리기가 있다.

공사도급계약 변경안에는 비바코리아의 주방용 음식물처리기 ‘VS-M520’을 설치하는 비용으로 18억1051만2000원이 산출됐다. 최종 합의서에도 해당 제품의 추가 설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장위자이레디언트 관리사무소는 2025년 5월 16일 입주민들에게 ‘오배수관 막힘 사고 예방 협조 안내’를 공지했다. 관리사무소는 화장실 변기에 생리대와 물티슈 등 이물질을 넣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싱크대 음식물처리기에 대해서도 별도의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관리사무소는 “가정용 음식물처리기를 사용할 경우 싱크대 배수관이 막힐 염려가 있다”며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사용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오배수관 막힘 사고 예방 협조 안내’ 공지문/사진=제보자 제공
‘오배수관 막힘 사고 예방 협조 안내’ 공지문/사진=제보자 제공

공지문이 음식물처리기를 실제 오배수관 막힘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특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조합원 1016세대를 대상으로 수십억원의 비용이 산출된 설비를 설치한 뒤 관리사무소가 배수관 막힘 우려를 이유로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제품 선정과 설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사용을 권장하기 어려운 설비였다면 왜 대규모 비용을 들여 전 세대에 설치했는지, 설치 전에 배관 구조와 제품 성능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리사무소 공지가 나온 지 약 한 달 뒤에는 계약 제품과 실제 설치 제품이 다르다는 문제 제기까지 이어졌다.

일부 조합원은 2025년 6월 11일 GS건설과 제품업체에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 모델인 VS-M520과 다른 제품 본체가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물기술인증원에 신고정보 공개 민원을 제기한 결과 인증 당시 기준과 달리 제품이 임의로 개조됐고, 계약 모델과 다른 본체가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내용증명에는 음식물처리기 사용에 따른 오배수관 막힘과 악취, 환경오염 가능성도 담겼다. 조합원들은 GS건설과 제품업체에 제품 변경 및 설치 경위, 계약 이행 여부에 관한 대응책을 요구했다.

첨부자료에는 인증 당시 사용된 것으로 표시된 거름망과 실제 설치된 것으로 주장되는 거름망을 비교한 사진이 포함됐다. 사진에는 거름망 내부 구조와 부속물 위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화살표와 설명이 기재됐으며, 현재 세대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적힌 거름망 사진도 별도로 첨부됐다.

같은 해 8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조합 내부 회의자료에는 논란을 더욱 키우는 내용이 등장한다.

해당 문건에는 조합장과 조합 임원, GS건설 본사 직원 3명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음식물처리기의 ‘불법 부속물 확인 완료’가 보고된 것으로 적혀 있다. 그 아래에는 ‘제품 선정에 조합은 개입하지 않음’이라는 내용도 함께 기재됐다.

관리사무소의 사용 자제 공지와 조합원들의 내용증명, 조합 내부 회의자료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2025년 5월에는 배수관 막힘 우려가 공지됐고, 6월에는 계약 제품과 다른 본체가 설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8월에는 내부 문건에 불법 부속물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적힌 셈이다.

그럼에도 누가 해당 제품을 선정했는지, 계약 제품과 실제 설치 제품이 달라진 경위가 무엇인지, 조합과 GS건설 가운데 누가 설치 승인과 최종 검수를 담당했는지는 첨부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조합은 GS건설과 65억원 규모의 합의서를 작성한 당사자이며, 합의서에는 음식물처리기의 제조사와 모델명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반면 내부 회의자료에는 조합이 제품 선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어 계약 체결과 제품 선정, 시공 검수의 책임 주체가 서로 분리된 모양새다.

장위4구역 공사비 증감내역에는 조합원 1016세대의 세대 내부 마루를 LX하우시스 ‘지아 F300 와이드’로 상향하는 비용으로 16억5049만원이 책정됐다. 적용 대상도 조합원 세대 전체로 명시됐다. 그러나 이후 작성된 공사도급계약 변경안에는 기존 LX하우시스 지아마루 F300을 이건산업의 ‘세라 플렉스 와이드’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사진=제보자 제공
장위4구역 공사비 증감내역에는 조합원 1016세대의 세대 내부 마루를 LX하우시스 ‘지아 F300 와이드’로 상향하는 비용으로 16억5049만원이 책정됐다. 적용 대상도 조합원 세대 전체로 명시됐다. 그러나 이후 작성된 공사도급계약 변경안에는 기존 LX하우시스 지아마루 F300을 이건산업의 ‘세라 플렉스 와이드’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사진=제보자 제공


바닥 마루에서도 최초 자료와 최종 합의서 사이에 제품과 금액이 달라진 정황이 확인된다.

장위4구역 공사비 증감내역에는 조합원 1016세대의 세대 내부 마루를 LX하우시스 ‘지아 F300 와이드’로 상향하는 비용으로 16억5049만원이 책정됐다. 적용 대상도 조합원 세대 전체로 명시됐다.

그러나 이후 작성된 공사도급계약 변경안에는 기존 LX하우시스 지아마루 F300을 이건산업의 ‘세라 플렉스 와이드’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변경안에 제시된 금액은 11억7383만6070원이며 최종 65억원 합의서에도 세라 플렉스 와이드가 적용 제품으로 적혔다.

최초 자료와 비교하면 제조사와 제품이 바뀌었고, 문건상 산출액은 약 4억7665만원 줄었다. 제품을 변경한 이유와 두 제품의 사양·단가 차이, 감액분이 최종 65억원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합의서에 나타나지 않는다.

주방가구 변경에는 7억6945만원이 산출됐다. 아일랜드장에 키큰장을 추가하고 상판 콘센트를 설치하는 한편, 식기세척기 부분의 일반 여닫이문을 흰색 또는 세라믹 문으로 바꾸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인덕션은 기존 3구 제품에서 4구 제품으로, 디지털 도어록은 얼굴 인식과 물리적 복제 방지 기능이 추가된 제품으로 변경됐다. 단열필름 추가 설치에는 6개 품목 가운데 가장 많은 31억3684만원이 산출됐다.

각 품목의 제조사와 모델, 사양, 당초 산출액은 구체적으로 제시됐지만 최종 합의 단계에서는 65억원이라는 하나의 금액으로 묶였다. 조합원들이 품목별 최종 계약금액과 감액 내역, 업체별 지급액, 실제 설치 제품을 확인하려면 별도의 계약·정산·검수 자료가 필요한 이유다.

조합원들은 단순히 더 좋은 마감재를 설치했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조합원 부담으로 이뤄진 수십억원대 공사에서 계약서에 적힌 제품이 실제로 설치됐는지, 제품 변경이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를 거쳤는지, 설치 이후 성능과 안전성을 누가 검수했는지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특히 장위4구역의 비례율이 82.27%에 그쳐 조합원들이 막대한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65억원 규모의 마감재 공사마저 품목별 정산과 제품 선정 과정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현 집행부의 관리·감독 책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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