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회사 지분 평균 55.5%…총수일가 직접지분과 58%p 가까운 격차
순환출자 고리 1435개→233개 급감…사조 1426개서 220개로 축소
사익편취 규제대상 1047개사…주식지급약정도 585건으로 65.7% 증가
/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에서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평균 3.5%에 불과했지만 계열회사 등을 포함한 내부지분율은 61.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출자 고리와 자기주식 비중은 줄어드는 등 일부 소유·출자구조는 개선됐지만 총수일가의 직접 지분과 기업집단 전체 내부지분 사이의 격차는 여전히 큰 수준을 유지했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102개 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89개 집단, 소속회사 3293개사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내부지분율은 평균 61.4%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수 있는 81개 기업집단의 62.4%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내부지분율은 국내 계열회사의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총수와 친족,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임원 등 총수 관련자가 보유한 주식 비율을 의미한다. 자기주식도 포함되며 기업집단별 평균은 각 회사 자본금을 기준으로 가중평균한다.
구성별로 보면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평균 3.5%, 계열회사가 보유한 지분은 55.5%였다. 두 비율 모두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총수일가 직접지분과 내부지분율 사이에는 57.9%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공정위도 소유와 지배 간 괴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수가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집단은 87개였다. 총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일진글로벌로 51.4%에 달했다. 이어 대명화학 26.4%, 부영 23.1%, 아모레퍼시픽 17.5%, DB 16.8% 순이었다.
총수 2세 지분율은 넥슨이 65.1%로 가장 높았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이 19.6%로 뒤를 이었고 반도홀딩스와 애경이 각각 12.1%를 기록했다.
자기주식을 보유한 회사는 87개 기업집단 소속 425개사로 집계됐다. 하이브와 토스 소속 회사에는 자기주식을 보유한 회사가 없었다. 총수 있는 기업집단 소속 회사들의 평균 자기주식 비중은 1.9%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자기주식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미래에셋으로 10.5%였다. 교보생명보험 8.5%, KCC 7.5%, 부영 5.9%가 뒤를 이었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 가운데 자기주식 비중이 높은 상장회사는 SK㈜가 24.6%로 가장 높았고 태광산업이 24.4%, 롯데지주가 23.6%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취득 후 1년 안에 소각하도록 관련 제도가 강화됐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마련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뒤 예외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자본시장법령도 개정돼 자기주식 보유현황과 처분계획 공시의무 대상이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로 확대됐다. 공정위는 주주와 시장의 자기주식 감시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기업집단의 평균 자기주식 비중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계열사를 거쳐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는 구조도 상당수 확인됐다. 분석 대상 가운데 34개 기업집단의 국외계열사 115개사가 국내 계열사 88개사에 직·간접적으로 출자하고 있었다.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국외계열사 수는 롯데가 22개로 가장 많았다. SK가 11개, 한화 8개, 네이버 7개 순이었다.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국외계열사는 21개 기업집단의 57개사였다. 이 가운데 5개 기업집단의 국외계열사 10개가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하고 있었다.
총수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외계열사도 8개 기업집단에서 16개사가 확인됐다. 효성은 이 가운데 7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1047개사로 늘었다. 총수가 있는 89개 기업집단 전체 소속회사 3293개의 31.8%에 해당한다. 규제대상 기업집단은 88개로 신규 기업집단 편입 등의 영향으로 대상 회사가 지난해보다 89개 증가했다.
사익편취 규제는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가진 회사와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총수일가가 직접 20% 이상을 보유한 회사는 431개, 이들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회사는 616개였다.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으로 공정한 거래질서가 훼손되거나 경제력이 부당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회사를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순환출자 고리는 4개, BS는 1개로 지난해와 같았다. 태광과 KG는 각각 기존에 보유했던 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특히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지정된 사조의 순환출자 고리가 크게 줄었다. 사조의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해 1426개에서 올해 220개로 1206개 감소했다. 올해 전체 순환출자 고리 감소의 대부분이 사조에서 발생한 셈이다.
국내 계열사 간 상호출자는 전체 기준으로 지난해 9개에서 올해 14개로 증가했다. 다만 이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전부터 6개의 상호출자를 보유했던 기업집단이 올해 새롭게 지정된 영향이다. 기존에 지정돼 있던 기업집단만 보면 상호출자는 9개에서 8개로 감소했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고리 감소와 자기주식 비중 하락 등을 고려할 때 일부 기업집단의 소유·출자구조에서 개선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임원 등에 대한 주식 기반 보상은 크게 확대됐다.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이 올해 공시한 지난해 주식지급약정 체결 현황을 분석한 결과 15개 기업집단이 총수와 친족, 임원을 대상으로 총 585건의 주식지급약정을 맺었다.
지난해 공개된 353건과 비교하면 232건, 65.7% 증가한 규모다. 삼성에서 317건의 신규 주식지급약정이 체결된 것이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주식지급약정은 임원 등에 성과보상 등을 목적으로 일정 조건에 따라 회사 주식이나 주식 가치에 연동된 보상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다. 대기업집단에서 주식 기반 성과보상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총수와 친족을 대상으로 한 약정도 확인됐다. 임원으로 재직한 총수 및 친족 11명을 대상으로 모두 19건의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한 기업집단은 6개였다.
두산과 아모레퍼시픽, 교보생명보험은 총수와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했고 한화와 웅진, 유진은 총수 2세를 대상으로 약정을 맺었다.
공정위는 순환출자와 자기주식 비중 감소라는 변화에도 총수일가 직접지분율 3.5%와 내부지분율 61.4% 사이의 격차가 여전히 크고, 국외계열사를 통한 국내계열사 출자와 총수일가 대상 주식지급약정도 다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대기업집단의 소유·출자구조와 내부거래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하고 부당 내부거래나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가 확인되면 법을 엄정하게 집행할 방침이다. 오는 10월에는 채무보증과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현황, 11월 내부거래, 12월 지주회사와 지배구조 현황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