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더파워 이경호 기자]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전통시장 기준 30만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우와 이른 추석 영향으로 애호박 가격이 1년 새 90% 넘게 뛰고 배와 쇠고기, 닭고기 등 주요 제수용품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16일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 등 6개 도시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상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비용은 30만375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4.1% 오른 수준이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품목은 애호박이었다. 애호박 가격은 2410원으로 전년보다 92.8% 급등했다. 지난달 말 폭우로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작황이 부진해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무도 여름철 기상 여건의 영향을 받아 2530원으로 24.0% 올랐다. 계란은 10개 기준 2820원으로 8.9% 상승했다.
추석 차례상의 대표 과일인 배 가격도 뛰었다. 배 5개 가격은 2만7300원으로 전년보다 16.0% 올랐다. 전체적인 생산과 공급 여건은 양호했지만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일러 출하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차례상에 주로 쓰이는 큰 배의 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육류 부담도 커졌다. 쇠고기 양지는 600g 기준 3만3050원으로 10.5%, 우둔·설도는 2만9760원으로 11.9% 상승했다. 닭고기는 1kg에 7230원으로 13.1% 올랐다.
반면 대추와 밤, 조기, 대파 등 일부 품목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떨어졌다.
구매처에 따른 비용 차이도 컸다. 같은 기준으로 차례상 품목을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면 36만1300원, 온라인에서는 36만2970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5만7550원, 온라인보다 5만9220원 저렴한 셈이다. 과일과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은 대부분 전통시장의 가격이 낮았고 밀가루와 두부 등 일부 가공식품은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의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이 31만360원으로 6개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광주는 29만8220원으로 유일하게 30만원을 밑돌았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서도 전통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확인됐다. 소진공이 9월 첫째 주 전통시장 37곳과 인근 대형마트 37곳, 온라인 플랫폼 2곳의 제수용품 28개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35만2553원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는 43만2062원, 온라인 플랫폼은 37만367원으로 조사됐다. 조사 시점과 대상이 다른 만큼 한국물가협회 수치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두 조사 모두 전통시장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결과를 보였다.
소진공 조사에서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7만9509원, 18.4% 저렴했다. 온라인 플랫폼과 비교해도 1만7814원, 4.8% 낮았다.
특히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전통시장 채소류가 52.7% 저렴해 격차가 가장 컸고 수산물 32.2%, 육류 16.9% 순이었다. 조사 대상 28개 품목 가운데 22개는 전통시장 가격이 대형마트보다 낮았다.
한국물가협회 임상민 팀장은 "차례상 비용의 유통 채널 간 격차는 대부분 신선식품에서 발생했다"며 "신선식품은 전통시장에서 구매하고 가공식품은 대형마트나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