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3분기 영업익 31%↑·한국콜마 54%↑·달바글로벌 96%↑ 전망
아모레, 해외 면세점 300곳 이상 확대…국내 면세 매출도 10% 증가 예상
한국콜마 국내 매출 37% 성장 전망…용기·생산능력 부족이 오히려 성장 제약
달바, B2B 비중 40% 돌파 예상…美 코스트코 650개 전 매장 입점 추진
아모레퍼시픽은 18일 미쟝센과 라보에이치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미국에서 열린 ‘올리브영 페스타 LA 2026’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더파워 이경호 기자] K뷰티의 3분기 성적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매출보다 이익이다. 환율 하락과 중국 시장 부진, 생산능력 제약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 달바글로벌은 모두 매출 증가율보다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중국 소비 회복과 수출 물량 증가에 기대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면세점 유통망 확대, 고마진 제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간거래(B2B) 등으로 수익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1조1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영업이익은 1206억원으로 3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1177억원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특히 국내 사업이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매출은 6301억원으로 13.2%, 영업이익은 819억원으로 37.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률은 13.0%다.
면세점이 반등의 한 축이다. 국내 면세 매출은 외국인 입국 증가와 함께 전년보다 약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라네즈의 해외 면세점 입점 확대 효과가 더해지고 있다.
라네즈는 중국 하이난을 제외하고도 해외 면세점 300곳 이상에 입점하면서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중국 관광객과 국내 면세점에 집중됐던 면세 사업이 해외 채널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의존도도 낮아지는 흐름이다. 3분기 중화권 매출은 설화수 점포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정비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률은 4% 수준까지 개선될 전망이다.
북미와 유럽은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 아마존 프라임데이 실적이 선반영된 영향으로 북미 매출은 약 20%, 유럽·중동·아프리카(EMEA)는 약 10%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에스트라와 코스알엑스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 성장 속도는 엇갈리지만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판매 지역을 넓히는 방향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콜마에서는 다른 장면이 나타난다. 주문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용기와 생산능력이 성장을 제한하는 상황이다.
한국콜마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8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영업이익은 898억원으로 53.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사업은 더 가파르다. 매출액은 4411억원으로 37.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84억원으로 54.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률은 15.5%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수출 확대가 ODM 주문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튜브 용기 수급과 생산능력 부족이 매출 증가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요 둔화가 아니라 공급 제약이 성장의 병목으로 등장한 것이다.
고가 제품 비중 확대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의 크림 제품이 국내 백화점 추석 주요 세트 상품으로 판매되는 등 반응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제품의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과 북미 법인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다. 3분기 중국 사업은 19억원, 북미는 31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국내 사업의 높은 성장과 수익성이 해외 부진을 상쇄하는 구조다.
달바글로벌은 세 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매출액은 1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9%,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9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은 2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포인트 이상 개선될 전망이다.
매출 성장률이 기존 기대보다 낮아진 배경에는 환율과 용기 부족이 있다. 원화 강세로 해외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었고 자외선차단제 용기 부족으로 일부 납품도 지연됐다.
그럼에도 이익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 아마존 프라임데이 마케팅비를 미리 집행한 데다 전반적인 광고 효율화와 B2B 매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달바글로벌의 해외 B2B 매출 비중은 2분기 39%에서 3분기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위해 광고비를 대규모로 투입하는 방식보다 유통업체와의 B2B 거래가 늘어날수록 매출 확대와 함께 마케팅비 부담도 낮출 수 있다.
글로벌 유통망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스트코 650개 전 매장 입점이 예정돼 있으며 연간 약 4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얼타뷰티에서도 판매 품목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스페인 프리모르와 영국 부츠, 독일 로스만과 DM 등 주요 유통망 입점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 역시 현지 법인을 설립해 2027년 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제품군도 미스트세럼과 자외선차단제를 넘어 멀티밤, 리퀴드선세럼, 뷰티 디바이스 등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에 대해 마케팅 효율화와 B2B 매출 비중 확대가 환율과 물류비 부담을 상쇄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세 회사의 실적을 함께 놓고 보면 K뷰티의 성장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면세점과 일본 등으로 유통 지역을 넓히고 있고 한국콜마는 늘어난 수출 수요를 ODM 생산으로 흡수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B2B와 글로벌 오프라인 유통을 확대하면서 마케팅비에 의존한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환율 하락은 여전히 부담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원화 약세가 수익성 개선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점도 이번 실적에서 확인되고 있다. 고마진 제품 비중과 유통 구조, 생산 효율을 바꾸면서 환율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결국 K뷰티의 다음 경쟁은 얼마나 많이 수출하느냐보다 해외에서 어떤 채널로, 어떤 제품을, 얼마나 높은 이익률로 판매하느냐에 가까워지고 있다. 3분기 매출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 지속된다면 화장품 업종의 성장 기준 역시 '수출액'에서 '수익성'으로 한 단계 이동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