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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만 팔던 시대 끝…코인베이스, 글로벌 증권사 영역 넘본다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18 14:57

아부다비서 금융서비스허가 취득해 토큰증권 허브 추진
영국서는 170개 이상 파생상품 출시…암호화폐 넘어 주식·원자재·FX로 확장

출처 magnific
출처 magnific
[더파워 이경호 기자] 코인베이스가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 아부다비에서는 토큰증권, 영국에서는 주식과 파생상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글로벌 증권사와 브로커가 경쟁하던 시장까지 파고드는 모습이다.

1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지난 11일 아부다비 글로벌마켓(ADGM) 금융서비스규제청(FSRA)으로부터 금융서비스허가(FSP)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투자상품 거래 주선과 수탁 업무가 가능해졌으며, 이를 토대로 글로벌 토큰화 증권 허브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부다비에서 다루는 토큰증권은 단순히 주가를 추종하는 가상자산과는 다르다. 실제 기초주식으로 뒷받침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한 보유자에게 배당과 의결권 행사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다.

배당 처리 방식도 기존 주식과 차이가 있다. 현금배당을 투자자에게 바로 지급하기보다 세금과 수수료, 비용 등을 뺀 금액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기초주식을 추가 매입하고, 그 결과 토큰 한 개가 대표하는 기초주식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 활용된다.

환매도 가능하다. 요건을 충족한 투자자가 환매를 신청하면 기초주식이나 정해진 대체 결제수단으로 받을 수 있으며 현금과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도 가능하다. 토큰증권을 블록체인 안에서 사고파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주식시장과 연결해놓은 셈이다.

다만 온체인 거래의 자유도만 높인 것은 아니다. 투자자 적격성 확인과 제재 대상 스크리닝, 자산 동결과 환매 요건 등을 함께 적용한다. 블록체인 거래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증권시장의 규제 틀을 그대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같은 날 영국에서도 사업 범위를 넓혔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취득한 MiFID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무기한선물과 만기형 선물, 암호화폐 옵션 등을 출시했다.

취급 계약은 170개 이상으로 암호화폐에 국한되지 않는다. 원자재와 주식, 외환까지 포함된다. 직전 주에는 영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미국 주식 거래도 시작하면서 현물 암호화폐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아부다비와 영국의 역할도 다르다. 아부다비에서는 토큰증권과 온체인 자본시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영국에서는 주식과 파생상품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규제 체계가 갖춰진 금융허브를 각각 다른 상품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사업 구조 변화는 거래량에서도 감지된다. 코인베이스 거래량은 여전히 암호화폐 현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파생상품과 스테이블코인이 별도의 거래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단순 현물 거래소 모델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를 코인베이스의 ‘Everything Exchange’ 전략이 구체화되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암호화폐에서 시작해 주식과 원자재, 외환, 파생상품, 토큰증권까지 취급자산을 늘리면서 경쟁 상대도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전통 증권사와 브로커, 거래 인프라 사업자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밖의 규제 환경을 적극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규칙 정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인베이스는 규제 틀이 이미 마련된 아부다비와 영국에서 제도권 금융사업을 먼저 확대하고 있다.

결국 코인베이스가 노리는 시장은 더 이상 ‘코인을 사고파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과 기존 금융상품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가상자산 거래소와 증권사 사이의 경쟁선도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코인베이스의 다음 경쟁 상대가 바이낸스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다. 주식과 외환, 원자재, 파생상품까지 한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구조가 현실화될수록 디지털자산 업체가 전통 금융사의 영역을 얼마나 빠르게 잠식할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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