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결 영업익 4조8000억원…전년 대비 2205% 급증
SK스퀘어·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 자회사 지분가치 상승
SK실트론 매각·자사주 20.1% 소각도 재평가 변수
/연합뉴스[더파워 이경호 기자] SK가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을 20배 넘게 끌어올린 가운데 SK이노베이션까지 흑자로 돌아서며 지주사 가치 재평가의 축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실트론 매각으로 최대주주 지분 오버행 우려가 약해질 가능성이 커진 데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따른 세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증권은 18일 SK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56만원에서 77만원으로 37.5% 상향했다. 지난 14일 종가 58만5000원과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31.6%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요 상장 자회사의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가치 확대와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 지속 가능성을 목표주가 상향에 반영했다.
SK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4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조8000억원으로 2205% 급증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SK스퀘어가 있었다.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이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되면서 SK스퀘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1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74%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의 반전도 컸다. 2분기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SK의 가치가 사실상 SK하이닉스에만 좌우된다는 시장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변화라는 평가다.
SK텔레콤 역시 힘을 보탰다. 지난해 사이버 침해사고 관련 비용의 기저효과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67.6% 증가했다.
반면 비상장 자회사 SK에코플랜트는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기대를 밑돌았다. 2분기 매출액은 5조200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5340억원에 그쳤다.
국내 미분양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이 솔루션 부문에 2000억원 이상 반영된 영향이다. 하반기에도 추가 손실 가능성이 남아 있어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2조원을 크게 웃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SK는 2분기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을 기존 66.7%에서 71.2%로 높이기 위해 3985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별도 기준 순차입금도 다소 증가했다.
하나증권이 SK를 다시 높여 보는 이유는 실적만이 아니다. 그룹 차원의 자산 유동화와 지배구조 변수에서도 주가 할인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이다.
SK는 보유 중인 SK실트론 주식 4732만주를 두산에 2조3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단순 매각대금 외에 향후 SK실트론의 실적이 일정 기준을 넘어설 경우 추가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도 포함됐다.
2027~2034년 SK실트론 EBITDA가 연도별 기준치를 초과하면 초과분의 40%에 매각 지분율 70.6%를 적용해 추가 매각대금을 받는다. 초과 EBITDA의 28.2%를 SK가 공유하는 구조다.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 29.4%도 시장의 관심사다.
하나증권은 SK가 두산에 넘기는 지분의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가치를 약 9500억원으로 추산했다.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된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이 지분을 실제 매각할 경우 SK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도 재산분할금 상당 부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산분할 문제는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지만 SK 주식 매각 가능성을 둘러싼 오버행 우려는 이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최종 결론까지 불확실성은 있겠지만 SK 지분 매각 가능성에 따른 오버행 우려는 상당폭 약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소각도 SK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변수다. SK는 현재 보유한 자사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용 329만주를 제외한 1469만주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대상은 발행주식의 20.1%에 달한다. 유통주식 감소 효과가 큰 만큼 계획대로 소각이 이뤄지면 주당 가치와 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세금이었다. 기존 세법에서는 자사주 소각 과정에서 약 4000억원대 법인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세제개편안에는 지주회사에 주식을 현물출자하면서 과세특례를 적용받은 뒤 합병 과정에서 해당 주식이 자사주로 전환돼 소각되는 경우 과세이연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SK는 과거 SK에너지 주식을 현물출자받으면서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이연하고 있었다.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SK이노베이션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한 해당 과세이연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증권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SK가 자사주 소각으로 즉시 4000억원 안팎의 법인세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낮아졌다.
다만 소각 시점에는 변수가 생겼다. 현재 자사주 소각은 2027년 1월로 예정돼 있지만 세제개편안의 실제 시행 시기에 따라 일정이 일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실적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 하나증권은 올해 SK 연결 매출액을 139조487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13.7% 증가하는 규모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8185억원에서 올해 10조5391억원으로 479.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도 1.5%에서 7.6%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배주주순이익은 지난해 1조5975억원에서 올해 11조5420억원으로 622.5% 급증할 전망이다. 주당순이익(EPS)은 2만1863원에서 15만7960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2027년에도 이익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액은 143조9467억원, 영업이익은 12조3254억원으로 각각 올해보다 3.2%, 17% 증가할 전망이다.
지배주주순이익은 16조8368억원으로 45.9% 늘고 EPS는 23만424원으로 높아질 것으로 제시됐다.
현금흐름도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조6119억원, 잉여현금흐름은 14조7596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이 3조4876억원 적자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반전이다.
재무구조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순금융부채는 지난해 50조6276억원에서 올해 23조6762억원으로 줄고, 2027년에는 5조3001억원의 순현금 상태로 전환될 것으로 추정됐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올해 주당배당금 8500원이 예상됐다. 지난해 8000원보다 500원 늘어난 수준이다.
기업가치 산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SK스퀘어다. 하나증권의 순자산가치(NAV) 분석에서 SK스퀘어 지분가치는 73조4850억원으로 전체 NAV의 69.7%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13조5990억원으로 12.9%, SK텔레콤은 6조6000억원으로 6.3%를 차지했다. SK바이오팜과 SKC 등까지 포함한 상장 자회사 지분가치는 모두 100조2330억원으로 산정됐다.
하나증권은 상장 자회사 가치에 50% 할인율을 적용해 50조1160억원을 반영했다. 자체사업과 비상장 자회사, 자사주, 순차입금을 모두 고려한 실제 NAV는 105조4530억원, 목표 NAV는 55조337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를 발행주식 수로 나눈 목표주가는 77만원이다.
결국 SK의 재평가 여부는 SK하이닉스 실적에만 달린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회복이 이어지고 SK실트론 매각과 자사주 소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지주사 할인율을 낮출 수 있는 재료가 동시에 쌓일 수 있다.
최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 지속 가능성과 주요 자회사의 주가 상승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높였다며, SK실트론 개인지분 활용 가능성으로 SK 주식 오버행 우려도 상당 부분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