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담양군이 국내법상 학위 인정이 되지 않는 ‘미인가 학원’의 학생 모집 불법 광고를 직·간접적으로 방조해 지방자치단체의 공신력을 스스로 실추시켰다는 비판이다.
군수를 비롯한 군 관계자들이 ‘미인가 학원’을 공공연히 '국제학교'라 칭하며 군청이 직접 학생 모집을 지원하는 듯한 행정행위를 한 데서다.
8일 더파워뉴스를 종합하면 담양군은 해당 시설이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원'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지난 9년간 관련 보도자료와 의회 의사록 등의 행적은 전혀 달랐다.
담양군은 2014년 도시개발법에 의거 ‘첨단문화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단지내 학교부지를 마련해 중·고등학교 조성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는 달리 교육환경 변화와 법적 제한으로 장벽에 부딪히자 학원시설로 변경, 해당 업체는 2026년 8월 ‘△△△△담양캠퍼스’ 초등과정 1~5학년 학생 150명을 모집 중이다.
담양군은 해당 부지와 관련, 2017년 투자협약 당시부터 최근까지 의회 보고나 군정 홍보에서 반복적으로 'P국제학교 또는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다. 국내법상 '학교' 명칭은 교육청 인가를 받은 정식 교육기관만 사용이 가능하다.
실례로 2025년 8월 18일자 홍보자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군은 이날 배포한 'P 담양캠퍼스, 초등과정 개교 준비 본격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정철원 군수는 이날 '학교 신축현장'을 방문해 안전사고 예방을 당부했다”며 '학교' 표기를 사용했다.
정 군수의 "P 캠퍼스 개교로…학교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발언을 전하면서 해당 업체의 홍보를 함께 노출시켰다.
심지어는 배포한 보도자료 하단에 해당 학원의 문의처, 홈페이지, 이메일을 상세히 노출시켰으며, 특히 "9월까지 등록 시 3년간 학비 20% 지원", "담양군민 우선 선발" 문구 표기까지 서슴치 않았다.
일반적으로 학원 개업 시 군청이 직접 연락처와 할인 정보를 넣어 배포해 주는 사례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처럼 특정 영리 업체에 대해 군청 홍보 채널을 ‘영업 창구’로 내어준 행위는 형평성 위반이자, 특혜성 홍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 같은 해 11월 20일 제341회 담양군의회 정례회 시정연설에서도 정철원 군수는 "P 국제학교가 내년 8월 개교 예정으로, 유기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교육 거점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 행정의 수장이 공식 석상에서 미인가 시설을 '학교'로 칭하며 예산안 제안 설명을 한 것이다. 이는 정보가 부족한 학부모들에게 '담양군이 보증하는 정식 학교'라는 강력한 오신호를 보낸 것으로, 행정이 특정 영리 업체의 '영업 보증인'을 자처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문제의 심각성은 담양군 관계자의 인식에서도 엿볼 수 있다. 홍보실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국제학교로 알고 있다”며 경기도와 제주도 국제학교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국제학교는 국내법에서 특례를 인정한 ‘대안적 공교육’의 지위를 갖춘 ‘인가 학교’로 미인가 시설인 해당 시설과는 구분된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측은 이를 두고 "인가받지 않은 시설이 의무교육 대상자를 선발해 공교육 일과시간에 운영하는 것은 이윤 추구를 위해 공교육 체계를 허무는 일이다"며 "담양군은 문제를 바로잡기는커녕 이를 사업 성과로 자랑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담양군은 “초기 유치과정에서 ‘국제학교’라는 표현이 일부 사용돼 다소 혼선이 있었을 수 있어 유감이다”며 “지난해 8월 보도자료의 기사화 과정에서 언론사가 ‘국제학교’라는 표현을 사용한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력 인정 여부 등은 운영 주체의 책임 영역이며 장학 혜택과 관련해서도 군의 재정 지원이나 제도를 마련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의 기저에는 '지역 소멸 대응'이라는 맹목적인 실적주의가 무책임 행정을 유발시켰다는 의견도 나온다. 담양군은 실상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미인가 시설 유치를 '담빛문화지구' 사업의 성과로 포장해왔다.
더파워뉴스는 담빛지구 성공을 명목으로 학교부지와 그 외 다른 용지에 대한 제반 특혜 의혹 및 실정법 위반 여부에 대해 후속 취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