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2026.08.15 (토)

전국

김현 개인전 물듦과 결: 염리(染理)전 개최

이강율 기자

기사입력 : 2026-08-15 16:28

"전통에 물들고, 자신만의 결을 이루다"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비람강생상_72x61cm_비단에 석채, 염료, 금_2025
사진= 갤러리 자인제노 제공/ 비람강생상_72x61cm_비단에 석채, 염료, 금_2025
[더파워 이강율 기자] 갤러리 자인제노는 8월 16일부터 30일까지 김현 개인전 《물듦과 결: 염리(染理)》를 개최한다.

김현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음악을 전공한 뒤 회화로 방향을 전환한 젊은 작가다. 특히 불화의 섬세한 선과 색, 오랜 시간과 집중을 요구하는 제작 과정에 매료되어 용인대학교 대학원 불교미술과에 진학해 전통 불교회화의 도상과 기법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음악에서 출발해 회화를 거쳐 불교미술에 이른 그의 여정은 이번 전시를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전시 제목 ‘염리(染理)’는 ‘물들 염(染)’과 ‘다스릴 리·이치 리(理)’가 만난 말이다. 여기에서 ‘물듦’은 안료가 화면에 스며드는 과정인 동시에 작가가 오랜 시간 불교미술과 전통의 세계에 스며들어가는 시간을 의미한다. 또한 ‘결’은 비단과 나무, 붓과 선에서 드러나는 물질적인 결이면서 작가가 자신의 삶과 작업을 통해 만들어가는 고유한 감각의 결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6나한도」 연작을 비롯해 「마리지천도」, 「비람강생상」, 「아미타독존도」, 「양류관음도」, 「지국천왕」 등 김현의 불교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전통 불화의 도상과 제작방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인물의 표정과 자세, 나무와 바위, 식물과 구름, 반복되는 문양과 세밀한 선을 통해 작가 특유의 조용하고 섬세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특히 김현의 작품에서 주목할 부분은 음악적 리듬과 회화적 선의 관계다. 한국음악에서 하나의 음은 단순히 고정된 소리가 아니라 밀고 당기고, 떨고 머물며 하나의 호흡을 만든다. 그의 화면에서도 선은 단순한 윤곽선에 머물지 않는다. 가느다란 선이 반복되고 색이 겹쳐지며 문양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느리고 지속적인 리듬이 형성된다. 소리를 다루던 감각이 이제 붓끝을 통해 선과 색의 호흡으로 옮겨온 것이다.

작품 속 나한과 불·보살, 천왕 등의 형상 역시 단순한 종교적 도상의 재현을 넘어선다. 때로는 엄숙하고 때로는 인간적인 표정과 몸짓을 통해 수행과 사색, 관계와 고요의 순간을 보여준다. 특히 악기를 들고 있는 「지국천왕」은 한국음악과 불교미술이라는 작가의 두 시간이 한 화면 안에서 만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김현의 작업은 전통을 그대로 반복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랜 시간 선을 긋고 색을 겹쳐 올리는 수행적인 제작 과정 속에서 전통의 형식에 자신의 시간과 감각을 천천히 스며들게 한다. 소리는 사라졌지만 리듬은 남았고, 음악의 호흡은 선과 색으로 옮겨왔다.

《물듦과 결: 염리》는 그렇게 한 젊은 작가가 전통에 물들어가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의 새로운 ‘결’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다. 전통의 결 위에 작가의 결이 포개질 때, 오래된 불화는 다시 오늘의 회화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강율 더파워 기자 adamleeky@thepowernews.co.kr
<저작권자 © 더파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식시황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977.94 ▲164.60
코스닥 864.65 ▲3.28
코스피200 1,098.18 ▲26.94
암호화폐시황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89,129,000 ▼53,000
비트코인캐시 291,300 ▲100
이더리움 2,658,000 ▼1,000
이더리움클래식 8,830 ▲10
리플 1,417 ▼2
퀀텀 949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89,121,000 ▼98,000
이더리움 2,657,000 ▼3,000
이더리움클래식 8,805 ▼25
메탈 262 0
리스크 110 ▼1
리플 1,417 ▼2
에이다 253 ▼1
스팀 49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89,130,000 ▼50,000
비트코인캐시 291,300 ▲400
이더리움 2,658,000 ▼1,000
이더리움클래식 8,825 ▼5
리플 1,418 0
퀀텀 955 0
이오타 4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