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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 1095조원…한은 “비은행·취약차주 부실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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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 1095조원…한은 “비은행·취약차주 부실 유의”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25 09:05

기업대출 연체율 2.43%로 재상승…비은행 유동성·부동산PF·자영업 구조 변화 점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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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국은행이 기업과 비은행, 자영업 부문을 국내 금융시스템의 주요 취약 고리로 지목했다. 금융기관의 자본과 유동성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금리 상승과 경기 변화가 맞물릴 경우 취약차주와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026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다시 상승하고,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관리 부담과 자영업 부문 잠재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기업신용은 증가세가 확대됐다. 올해 1분기 말 금융기관 기업대출은 1974.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증가율 1.9%보다 확대된 수치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기업대출 증가를 이끌었다. 은행 기업대출은 1377.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일반은행은 812.7조원, 특수은행은 536.6조원, 외은지점은 28.1조원이었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은 597.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신용위험 경계감과 대출건전성 관리 지속으로 비은행금융기관들이 대출태도 강화 기조를 이어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대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대기업대출은 328.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1643.7조원으로 2.2% 늘었다. 중소기업 중 중소법인 대출은 924.2조원으로 2.7% 증가했고, 개인사업자 대출은 719.5조원으로 1.6%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에 차주의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자영업자대출은 올해 1분기 말 1095.5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0.7%였지만, 전체 금융권 대출의 28.5%를 차지해 금융시스템 내 중요한 익스포저로 평가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말 2.11%까지 낮아졌던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2.43%로 올랐다. 장기평균 1.6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 연체율은 6.14%로 높아졌다. 지난해 4분기 말 5.30%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상승한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0.29%,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2.87%였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말까지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상승 전환했다.

기업의 직접금융시장 조달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회사채는 만기도래 규모가 커진 가운데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발행 부담과 투자수요 약화 등으로 1분기 중 순상환됐다.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3.8조원, A등급 이하 회사채는 2.2조원 순상환됐다.

반면 CP는 연말 일시상환분 재발행과 회사채 상환 목적 발행 확대 등으로 순발행됐다.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약해진 기업들이 단기자금시장에 더 의존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기업 재무구조는 일부 개선됐다. 2025년 말 기업 부채비율은 80.6%로 전년 말 85.5%보다 낮아졌다. 대기업은 87.0%에서 81.6%로 하락했고, 중소기업은 56.1%에서 55.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과다부채기업 비중도 낮아졌다. 2025년 말 기준 과다부채기업 비중은 13.3%로 전년 말 14.8%보다 하락했다. 대기업은 12.5%에서 11.3%, 중소기업은 17.1%에서 15.6%로 낮아졌다.

수익성은 개선됐다.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5년 7.3%로 전년 5.6%보다 상승했다. 대기업은 5.8%에서 7.5%로 높아졌고, 중소기업은 -2.1%에서 -1.1%로 마이너스 폭이 줄었다.

이자지급능력도 소폭 개선됐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25년 5.2배로 전년 3.8배보다 올랐다. 대기업은 4.0배에서 5.4배로 상승했다. 다만 중소기업은 -0.7배에서 -0.4배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취약기업 비중은 41.6%로 전년 44.3%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 중 취약기업 비중은 28.2%, 중소기업은 56.8%였다. 한국은행은 일부 기업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은행 부문은 금융시스템의 또 다른 점검 대상으로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보험회사의 자금조달 안정성이 약화되고,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증권회사의 부채가 단기화되면서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부동산PF 관련 리스크는 구조조정으로 과거보다 완화됐지만 일부 업권에서는 건전성 개선이 미흡하고 추가 부실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평가됐다. 특히 비수도권과 비주거용 부동산PF를 중심으로 부실 정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비은행 부문에 대한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도 실시했다. 분석 결과 모든 업권에서 충격 발생 시 예상되는 유출액보다 확보 가능한 유동성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유동성 대응능력은 양호하다는 의미다.

다만 증권회사는 다른 업권과의 연계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동성 충격을 다른 업권으로 전이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비은행권의 잠재리스크를 업권별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금융권 상호연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영업 부문은 중장기 금융안정 리스크로 꼽혔다.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기간 크게 증가한 뒤 최근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규모 자체는 여전히 크다.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대출은 1095.5조원으로 전체 금융권 대출의 28.5%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10년간 자영업 부문에서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온라인·비대면 소비 확산, 부동산업으로의 자영업자 수와 대출 집중, 청년층 자영업 진입 감소, 고연령 자영업자 부채 확대, 소득 측면의 상환능력 약화, 취약 자영업자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영세 자영업자와 대면서비스업 부실위험 확대, 부동산임대업 자영업자의 상환여력 약화, 고연령 자영업자 관련 비은행 익스포저 부실 가능성, 취약차주 중심 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금융여건이 긴축적으로 전환될 경우 자영업 부문의 잠재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 대응 방향으로는 취약부문에 대한 선제적 부실 관리가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이 부실채권 정리와 선제적 채무 재조정을 통해 연체율을 관리하고, 재무 취약기업을 중심으로 단기자금 조달 상황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업권별 특성을 반영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예금인출 확대 가능성에, 여전사와 증권회사는 시장금리 상승과 단기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차환여건 악화 가능성에, 보험회사는 저축성 보험 자금 유출에 따른 유동성 수요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PF는 사업성 평가에 기반해 구조조정을 지속하되 지역별·용도별로 차별화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의 PF 평가능력과 대출심사 역량을 높여 부실 발생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자영업 부문에 대해서는 차주의 상환능력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선별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기존 금융지원과 재기지원 체계를 정교화하고, 온라인·비대면 소비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과 경영역량 확충을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영업 사업 단계에 따라 금융, 산업, 고용, 복지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종합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단순 대출 연장이나 일시적 유동성 지원을 넘어 자영업 구조 자체의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실물과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정부와 협력해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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