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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안 수행 어렵다…법원, 절차 폐지 결정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03 13:39

서울회생법원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 없어”…즉시항고 땐 절차 재개 여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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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한승호 기자]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약 1년4개월 만이다. 홈플러스가 14일 이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즉시항고하지 못하면 사실상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3일 홈플러스가 신청한 회생절차에 대해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은 성사됐지만, 남은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을 지속하는 동안 매출은 줄고 공익채권은 늘고 있다는 이유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 중인 기업에서 일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보다 우선해 변제받는 채권이다. 급여, 물품대금 채무, 조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려면 최소 약 2000억원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며 “홈플러스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수행 가능성이 없으므로 관계인집회의 심의·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파산이 곧바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 기간 안에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하면 법원이 스스로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심리와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다시 지정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재도의 고안’으로 본다. 항고 사건이 상급심으로 넘어가기 전에 원심 재판부가 사정 변경을 반영해 기존 결정을 다시 살펴보는 절차다.

결국 남은 쟁점은 자금 조달이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는 대형마트 점포를 기존 126개에서 67개로 줄이고, 인력도 약 50%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홈플러스는 이를 통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계획 실행에 필요한 최소 자금 2000억원을 조달할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관계인집회에 부치지 않고 절차 폐지를 결정한 배경이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곳이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거나 재무구조를 개선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법원 결정을 뒤집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MBK파트너스는 이미 홈플러스에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며 추가 출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MBK 측은 부동산 담보를 보유해 청산 때도 채권 회수가 가능한 채권단이 2000억원 전액을 대출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메리츠금융은 1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주주 책임을 이유로 MBK 본사 법인과 김병주 MBK 회장 개인의 지급보증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공식 입장 표명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일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법원은 당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크다고 보고, 영업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작성을 허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29일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고, 지난달 30일 수정안까지 냈다. 수정안에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 정리, 영업 양도, 인수·합병 추진 등이 담겼다.

그러나 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9월까지 연장할 수 있음에도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자금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절차를 더 끌고 가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홈플러스가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하지 않으면 회생절차 폐지는 확정된다. 회생절차가 폐지된 기업이 다시 회생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으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홈플러스가 실제 파산 수순에 들어갈 경우 고용과 납품망 충격도 불가피하다.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 유통 부문의 할인점 사업에서 출발했다. 1999년 삼성물산이 영국 테스코에 경영권과 지분 49%를 넘기며 합작 법인 형태가 됐고, 2011년 삼성물산이 잔여 지분을 매각하면서 테스코의 100% 자회사가 됐다. 2015년에는 MBK파트너스가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한때 126곳에 달했던 점포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축소됐다. 직원 수 역시 2만명 수준에서 희망퇴직 등을 거쳐 줄어든 상태다. 지난달 하림그룹 계열 NS쇼핑이 슈퍼마켓 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일부 직원이 이동했고, 현재 직원 수는 약 1만2000명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약 3000명은 홈플러스가 지난달 발표한 37개 점포 폐점 계획 이후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업체와 입점업체 피해도 변수다. 홈플러스에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는 협력사는 4603곳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홈플러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금 정산 지연 실태 조사에서는 미정산 납품대금이 평균 7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미정산 금액이 5억원 이상인 기업 비율도 40.7%에 달했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단순히 한 유통기업의 법정관리 중단에 그치지 않는다. 직원과 납품업체, 입점업체, 지역 점포 상권까지 연결돼 있어 향후 절차에 따라 고용과 지역경제 충격이 커질 수 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되살리려면 14일 안에 최소 2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남은 기간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등 이해관계자가 자금 지원 또는 보증 조건을 두고 접점을 찾을지가 홈플러스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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