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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환율 피해 중소기업 지원…긴급자금 14.9조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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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환율 피해 중소기업 지원…긴급자금 14.9조 공급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03 10:07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정책금융·무역보험·세정 지원 패키지 추진

비상경제본부 회의 주재하는 구윤철 부총리/연합뉴스
비상경제본부 회의 주재하는 구윤철 부총리/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정부가 고환율로 경영 부담이 커진 중소·중견기업에 14조90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공급한다. 수입보험료를 50% 할인하고 환변동보험 지원 대상을 넓히는 등 수출기업뿐 아니라 원자재 수입 부담이 커진 수입기업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고환율 등에 따른 경영애로 중소기업 긴급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부, 기후부, 성평등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처,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세청, 조달청 등 관계 부처 장차관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전례 없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중동전쟁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48.4% 증가한 4967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6월에는 IT와 비IT 수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면서 월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 네 번째 사례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일평균 수출도 45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5%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다만 외환·금융시장 변동성과 물가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구 부총리는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지고 6월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하는 등 민생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상승 압력, 고용 둔화, 환율·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민생 지원 방안을 더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중소기업 긴급 지원방안을 꺼낸 배경에는 높은 환율 흐름이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과 외국인 보유주식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등으로 상승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2023년 말 1288.0원에서 2024년 말 1472.5원, 2025년 말 1439.0원, 2026년 1분기 말 1530.1원으로 올랐다. 올해 5월 말 1507.9원이던 환율은 6월 말 1549.4원까지 상승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고환율 피해가 이미 경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8일부터 수출입 중소기업 59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2.7%는 고환율 피해 수준을 ‘심각’ 또는 ‘매우 심각’으로 답했다. 특히 수입 중소기업 11개사는 모두 피해 수준을 ‘심각 이상’으로 응답했다.

수입기업의 가장 큰 부담은 원부자재 가격이다. 응답 기업의 71.2%는 원부자재 수입비 증가를 애로 요인으로 꼽았다. 원부자재 수입가격 상승은 생산비 증가와 마진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기업도 환율 상승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율 상승은 가격경쟁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원부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수출하는 기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한국은행 분석을 인용해 환율 상승 시 가격경쟁력과 외화환산이익 등 매출 증가 요인보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 커 기업 영업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이 정부에 요구한 지원책은 긴급경영자금 확대가 가장 많았다. 설문에서 고환율 대응 정부 지원으로 긴급경영자금 확대를 요청한 비율은 42.4%였다. 수출바우처 확대는 39.0%, 환헤지 지원은 18.6%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동상황 피해기업 지원 등을 위해 이미 마련한 정책금융 23조7000억원 가운데 잔여 여력 13조8000억원을 고환율 경영애로 중소기업에 집중 지원한다. 여기에 신규 자금 1조1000억원을 추가 공급해 전체 긴급경영자금 규모를 14조9000억원으로 늘린다.

긴급경영자금 지원 대상은 고환율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중견기업이다.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중소기업 등이 주요 대상에 포함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에는 고환율 경영애로 중소기업 전용 트랙이 신설된다. 기존에는 일시적 경영애로 요건으로 매출액 또는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해야 지원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등 고환율 경영애로 업종의 경우 매출액·영업이익 감소 요건 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진공 긴급경영안정자금 규모는 추경을 통해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자금이 소진되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1000억원 안팎 추가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수출입은행 지원도 확대된다. 고환율과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경영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은의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지원 규모를 7조원에서 8조원으로 1조원 늘린다. 금리 우대 폭은 최대 2.0%p에서 최대 2.2%p로 확대한다.

수은은 경영애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고환율 극복 초저금리 상생대출’도 새로 만든다. 규모는 3000억원이다. 중동상황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안에 신설되며, 수은 조달원가 수준 금리로 대출이 이뤄진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정책자금을 공급한다. 산은은 고환율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중소·중견 지원자금을 적기에 공급하고 최대 0.6%p의 금리 우대를 제공한다. 수출 중소·중견기업 대상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자금은 최대 0.7%p 금리 우대가 적용된다.

기업은행은 원자재 가격 부담 완화 지원 대출을 통해 최대 1.3%p 금리 우대를 제공한다. 수출입기업 유동성 지원자금 대출, 중동상황 피해기업 특별자금 지원,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대응, 공급망 결제성 여신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보증 지원도 강화된다. 기술보증기금은 고환율에 따른 경영애로 중소기업 대상 긴급경영안정보증의 보증비율을 현행 95%에서 100%로 올린다. 보증료율 감면 폭은 0.3%p에서 0.4%p로 확대한다. 이는 중동상황 피해기업 특례보증 우대 수준과 같은 수준이다.

정책자금 대출에 대한 상환유예와 만기연장도 추진한다. 중진공은 올해 안에 원금상환이 도래하거나 도래 예정인 중소기업 가운데 원부자재 등 수입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상환유예와 만기연장을 지원한다. 중진공 외 정책금융기관은 올해 3분기 만기도래 대출을 중심으로 일정 규모 이상 수입 실적을 보유하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감소한 중소기업 등을 지원한다.

무역보험과 환변동보험 지원은 수입기업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275조원 규모의 무역보험을 공급하고, 고환율 경영애로 기업에 대한 수입보험 등 우대 지원을 강화한다.

수출 실적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도 수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기존에는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만 수입보험 가입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수출 실적과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 수입보험료는 내년 4월까지 50% 할인된다.

핵심 원자재 수입비용이 증가한 중소·중견기업에는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수입자금 대출 보증 한도를 최대 2배 우대한다. 해당 지원 규모는 3000억원이며 내년 4월까지 운영된다.

해외 현지 운영자금 부족을 겪는 해외 현지법인을 위한 장기 유동성 지원제도도 운영한다. 규모는 2000억원이다. 현지법인이 운전자금을 대출받을 때 무역보험공사가 최대 5년 장기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업별 신용등급 등에 따라 연 매출의 최대 30%까지 보증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동반 진출 때는 50%까지 보증한다.

환변동보험 지원 규모도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중소기업 보험료 할인율은 15%에서 30%로 두 배 확대된다. 적용 기간은 내년 4월까지다.

가입 대상도 넓어진다. 현재는 일부 원자재 수입기업만 환변동보험 가입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사치재를 제외한 전 품목 수입기업으로 확대된다. 수출기업의 환변동보험 이익금은 일시 납부에서 18개월 분할 납부로 바뀌어 기업 부담을 낮춘다.

수출바우처에는 고환율 경영애로 기업 전용 트랙이 신설된다. 정부는 산업부 40억원, 중기부 60억원 등 총 100억원을 투입해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집중 지원한다. 수출바우처 내 무역보험료 지원 한도는 한시적으로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된다. 보험료 선금 지원도 추진해 기업이 무역보험을 이용할 때 느끼는 초기 부담을 줄인다.

수출입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에는 통화전환 옵션이 제공된다. 대출 기간 중 대출 통화를 외화에서 원화로, 외화에서 다른 외화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무상 부여하는 제도다. 수입기업의 수입자금 대출은 기존 향후 3개월 소요자금에서 6개월 소요자금까지 확대된다.

세제·세정 지원도 포함됐다. 고환율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은 신청 시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관세 납부기한을 연장받을 수 있다.

수입원자재 부담을 줄이기 위한 관세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보세공장 내 생산품 과세신청 시점을 기업이 유리한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원료 사용 전에 신청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제품 생산 후 수입신고 전에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상생협력 지원도 추진된다. 납품대금 연동제 약정 때 환율이 연동산식에 포함되도록 기업과 단체에 컨설팅을 지원한다. 우수기업에는 수위탁 직권조사 면제 등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금융회사와 중소기업 간 상생을 평가하는 상생금융지수에도 고환율 경영애로 중소기업 지원 실적이 반영된다. 정부는 세부 지표를 마련할 때 금융권의 지원 실적을 평가 요소로 넣을 계획이다.

공공조달 계약금액 조정도 완화한다.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공계약금액 조정이 필요한 경우, 원칙적으로 계약 체결일 또는 직전 조정기준일부터 90일이 지나야 조정할 수 있는 제한기간 안이라도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중소기업 환리스크 교육과 컨설팅도 강화된다. 중기부, 지식재산처, 관세청 등 관계부처가 합동 설명회를 열고, 수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고환율 경영애로를 통합 관리한다. 수출지원센터는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원스톱으로 안내한다.

수은의 비금융 서비스 제공 규모는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확대된다. 통상리스크 대응, ESG 규제 대응, 해외시장 개척, 환변동 리스크 컨설팅 등이 대상이다. 컨설팅 제공 대상도 기존 수은 고객기업에서 상생대기업이 추천한 협력기업까지 넓어진다.

정부는 이번 지원책을 즉시 또는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중진공 전용 트랙 신설과 기보 보증비율 상향, 수입보험 가입요건 개선, 수입보험료 50% 할인, 무역보험료 지원 한도 확대, 통화전환 옵션 부여,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은 즉시 추진된다. 수은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확대, 초저금리 상생대출 신설, 환변동보험료 할인 확대, 수출바우처 전용 트랙 신설 등은 이달 중 시행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고환율 중소기업 지원방안 외에도 중동전쟁 관련 대응상황, 제3차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 5극3특 성장엔진 추진경과 및 향후계획, 2026년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 추진방향도 논의됐다.

제3차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은 AI 시대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일률적 규제 대신 위험 수준에 비례한 개인정보 규율 체계를 마련하고, 에이전틱 AI 등 신기술 발전에 맞춰 법과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가명·익명정보 활용 허브는 지역 거점별로 구축하고, 개인정보 유출 때 신고부터 배상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5극3특 성장엔진과 관련해서는 각 지역의 특성과 잠재력을 살린 권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해 재정, 금융, 세제, 규제, 인재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정부는 지방정부 수요와 기업 의견을 거쳐 최적의 성장엔진을 선정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 단위 할인행사인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은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15일까지 18일간 열린다. 자동차, 가전, 의류 등 공산품과 김장철 농축수산물 등 생활 밀접 상품을 집중 할인한다. 비수도권에는 숙박쿠폰 7만장이 배포되고, 전국 지역축제와 연계해 지역 관광과 소비 활성화를 추진한다.

행사 기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은 7%에서 10%로 올라간다. 신용카드 캐시백과 포인트 적립 등 소비 혜택도 제공된다.

구 부총리는 “고환율 등으로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세제 등을 총동원해 긴급 지원하겠다”며 “초격차 대한민국을 위해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전속력으로 추진하는 한편, 지역의 특색과 역량을 극대화하는 5극3특 권역별 성장엔진도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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