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생존과 직결되는 초응급 대동맥질환 환자를 20년간 365일 24시간 받아온 분당서울대병원이 응급 대동맥 수술 누적 1000례를 기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대동맥수술팀은 응급 대동맥 수술 건수가 1000례를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인체 최대 혈관으로, 내막·중막·외막 3중 구조를 이룬다. 이 가운데 대동맥 박리와 대동맥류 파열은 즉각적인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초응급 중증질환으로 분류된다. 환자의 약 50%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몸속 시한폭탄’으로 불릴 만큼 위험도가 높다. 대동맥 박리는 내막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내벽과 중벽 사이로 파고드는 상태이고, 대동맥류 파열은 약해진 혈관벽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다가 터지며 대량 출혈로 이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응급 대동맥질환은 조기 진단과 치료 여부가 생존율을 좌우한다. 특히 수술은 난도가 매우 높아 숙련된 전문 의료진과 전용 장비, 수술실·중환자실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수술팀과 첨단 장비를 상시 가동해 연중무휴 고난도 응급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아 필수의료 공백 사례로 자주 지적돼 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대동맥수술팀은 지난 20년간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초응급 대동맥질환 환자를 365일 24시간 수용하는 응급의료 체계를 운영해 이러한 공백을 메워 왔다.
병원은 주야를 가리지 않고 대동맥수술팀 전문의와 바로 연결되는 ‘대동맥 핫라인’을 구축해 외부 병원에서 전원 요청이 들어오면 곧바로 이송을 결정하고 수술 관련 모든 진료과가 대기 상태에 들어가도록 하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수술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중환자실·수술실·영상의학과 등 관련 부서가 동시에 움직이는 방식이다. 이재항 교수는 “응급 대동맥 수술은 ‘수술을 잘하는 것’보다 ‘환자 도착 직후 곧바로 수술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원부터 수술 전 과정까지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계속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뒤 관리 과정에서도 전담 인력이 상시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동맥수술팀은 중환자실과 병동에 전담 전문의를 상주시키고, 위중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조치해 수술 후 생존율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세계 유수 병원에서 수술 후 사망률이 15~25%에 이르는 A형 대동맥 박리와 복부 대동맥류 파열 환자의 경우에도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수술 후 사망률을 5%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계현 교수는 “응급 대동맥 수술 1000건 달성과 우수한 치료 성적은 대동맥수술팀의 헌신이 만들어 낸 값진 결실이자 세계 어느 병원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성과”라며 “심장혈관흉부외과 의료진은 물론 밤낮없이 응급 수술에 나선 마취과 등 여러 진료과 인력들의 공도 크다”고 밝혔다. 정준철 교수는 “의료진이 직접 24시간 대동맥 핫라인을 응대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지만, 환자들이 무사히 가족 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 피로보다 보람을 더 크게 느낀다”며 “앞으로도 대동맥질환 응급환자들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