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국내 50대 그룹에서 활동 중인 사외이사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올해 상반기 안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사회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CXO연구소는 9일 ‘2025년 50대 그룹에서 활약하는 사외이사 및 2곳에서 활동하는 전문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상위 50개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각 그룹이 지난해 5월 대기업집단현황 공시에서 공개한 사외이사 현황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2월 이후 임기가 남아 있는 사외이사는 중복 포함 123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올해 2월 초부터 6월 말 사이 임기가 공식 만료되는 인원은 543명으로 전체의 44%에 해당한다. 상당수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전후해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거나, 다른 인물로 교체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어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 말 사이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470명(38.1%), 내년 7월부터 2028년 6월 말 사이 임기가 종료되는 인원은 222명(18%)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내 임기 종료 예정인 543명 가운데 103명은 지난 2020년 6월 이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인원이다. 자본시장법 등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동일 회사에서 사외이사는 최대 6년까지만 재임이 가능해, 이들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해당 회사 이사회에서 물러나야 한다. 의무 교체 대상 103명 가운데 10대 그룹 소속은 40명이며, 그룹별로는 삼성과 SK가 각각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SDI에서 각 3명씩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삼성물산의 이상승·정병석·제니스 리, 삼성SDI의 권오경·김덕현·최원욱 사외이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SK에서는 한애라(SK하이닉스), 김용학·김준모(SK텔레콤), 문성한·조홍희(SK케미칼) 사외이사 등이 교체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고 제공
그룹별 전체 사외이사 인원을 보면 SK그룹이 85명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 75명, 농협 74명, 삼성과 현대차가 각각 72명, KT가 52명 순으로 집계됐다. 계열사 두 곳의 이사회에 동시에 참여하는 ‘전문 사외이사’도 적지 않았다. 5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두 개 회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사외이사는 중복 기준 220명, 실제 인원으로는 110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110명을 성별로 나누면 남성이 75명(68.2%)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여성은 35명(31.8%)이었다.
연령대를 보면 5년 단위 출생 구간 가운데 1965~1969년생이 39명(35.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60~1964년생 27명(24.5%), 1955~1959년생과 1970~1974년생이 각각 17명(15.5%), 1975~1979년생이 6명(5.5%) 순이었다. 단일 출생년도로는 1967년생이 14명으로 최다였다. 1967년생이면서 여성인 사외이사로는 강진아(S-Oil, 현대모비스), 노정연(카카오게임즈, SK디앤디), 문효은(교보생명보험, GS), 조승아(현대제철, KT) 등이 이름을 올렸다.
경력별로는 대학 총장·교수·연구원 등 학자 출신이 43명(39.1%)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고위직을 역임한 행정직 관료 출신은 27명(24.5%)으로 집계됐고, 판·검사 및 변호사 등 법조계 출신과 기업체 임원 및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 출신은 각각 20명(18.2%)으로 동일했다. 연구소는 대형 그룹 이사회일수록 학계와 관료, 법조·재계 등 다양한 배경의 인사를 고르게 기용해 온 흐름이 통계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 독립성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며 “기관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사외이사 후보의 자격을 한층 더 엄격하게 따지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 가운데서는 장·차관급 거물 인사보다 회계·재무 등 실무형 전문가가 늘고,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여성 사외이사 영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