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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잠수함서 확인한 ‘동맹의 벽’…K방산, 나토 조달시장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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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잠수함서 확인한 ‘동맹의 벽’…K방산, 나토 조달시장 뚫는다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16 09:30

캐나다 60조 잠수함 사업서 독일에 고배…상호운용성·군수지원이 승부 갈라
한·나토 조달기본협정 추진…연간 약 15조원 공동조달시장 진입 통로 기대

한화오션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연합뉴스
한화오션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한국 방산업계가 가격과 성능, 빠른 납기만으로 넘기 어려웠던 ‘나토 동맹의 벽’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통로 확보에 나섰다.

약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독일에 밀린 경험을 계기로 개별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나토 공동조달 시장으로 수출 무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한국-나토 조달기본협정 체결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나토 조달기본협정이 비회원국인 한국 기업의 나토 공동조달 시장 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이 직면한 한계는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드러났다. 캐나다는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최대 12척의 신형 잠수함으로 교체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달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선정했다. 건조와 30년 이상의 운영유지 비용을 포함한 사업 규모는 약 60조원으로 추산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장보고-Ⅲ를 기반으로 빠른 납기와 성능, 현지 생산·기술이전 등을 내세웠지만 독일을 넘지 못했다. 캐나다의 평가항목 가운데 유지보수 및 군수지원이 5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독일은 나토 회원국 간 상호운용성과 유럽 정비 인프라를 강점으로 제시했다.

이는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이 제품 자체에만 머물러서는 대형 사업을 따내기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폴란드에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을 공급하며 나토 회원국 시장을 확대했지만, 그동안 나토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조달시장에는 제도적 제약 때문에 직접 진입하기 어려웠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나토 조달기본협정은 이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협정이 체결되면 획득과 군수, 운용지원, 체계지원 등을 담당하는 나토 지원조달청(NSPA)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추산하는 나토 조달시장 규모는 연간 약 15조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탄약과 무기 재고 확충 수요가 커지면서 NSPA의 조달시장도 과거보다 확대됐다.

다만 시장이 열린다고 한국 기업이 곧바로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2024년 NSPA 계약액의 약 74%를 미국과 독일 등 상위 5개국이 차지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과 같은 신규 진입국이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을 전체 시장의 약 20~30%로 추정했다.

결국 조달기본협정은 K방산이 나토 시장에서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을 넓히는 첫 단계에 가깝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확인된 것처럼 앞으로의 방산 수주는 무기의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회원국과의 공동운용, 군수지원 체계, 장기간 쌓인 안보협력까지 함께 경쟁해야 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K방산의 다음 과제도 명확해졌다. 개별 무기 수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토 공동조달과 공급망 안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가느냐가 유럽 방산시장 확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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