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현역 군인이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형사처벌뿐 아니라 군인 신분과 징계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일반 형사사건과는 다른 법적 쟁점을 함께 살펴야 한다.
최근 대법원은 현역 부사관의 강제추행 사건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면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부과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현역 군인 등 군법 적용대상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지만, 해당 형사판결의 확정으로 군인 신분을 잃게 되는 경우라면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취지다.
군인이 성범죄에 연루된 경우 범죄의 유형과 피해자의 신분 등에 따라 군형법뿐 아니라 형법이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이 적용될 수 있다. 특히 군형법상 강간이나 강제추행죄는 군형법이 정한 적용대상자가 군인 등 일정한 신분을 가진 사람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적용된다.
이 경우 법정형도 일반 형법과 차이가 있다. 일반 형법상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 반면 군형법상 강간죄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강제추행의 경우 형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지만, 군형법상 강제추행죄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법정형으로 두고 있다. 따라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군형법상 적용대상자에 해당하는지, 범행 당시 신분은 어떠했는지 등에 따라 적용 법률과 법정형이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군인이 민간인을 상대로 강제추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형법이나 성폭력처벌법 등이 적용될 수 있다.
개정 군사법원법(2021. 9. 24. 개정, 2022. 7. 1. 시행)에 따라, 현재 평시 군인 등이 범한 성폭력범죄는 일반 법원이 재판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사건이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진행된다고 해서 군 내부 절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군인 성범죄는 형사절차와 별도로 군인사법과 관련 규정에 따른 징계가 문제될 수 있다.
현행 군인사법은 장교·준사관·부사관에 대한 중징계로 파면·해임·강등·정직을, 경징계로 감봉·근신·견책을 규정하고 있으며, 성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기준도 마련돼 있다. 특히 직업군인에게는 형사처벌의 수위가 신분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행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6의3호 가목은 성폭력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을 장교·준사관·부사관의 임용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현역 장교·준사관·부사관이 이러한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제적된다.
형사처벌이 이러한 제적 기준에 이르지 않더라도 성 관련 비위에 대한 징계 여부는 별도로 검토될 수 있다. 결국 군인 성범죄 사건에서는 형사재판의 유·무죄나 형량뿐 아니라 징계 수위와 군인 신분 유지 여부까지 각각의 절차와 기준에 따라 살펴봐야 한다. 사건의 사실관계가 다퉈지는 경우에는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뿐 아니라 사건 전후의 메시지와 통화 내역, CCTV 영상, 당시 동선과 주변인 진술 등 객관적인 자료도 함께 검토된다. 특히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거나 상하 관계에 있던 당사자 사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면 평소 관계와 사건이 발생한 경위, 당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군인 성범죄는 하나의 사건에서 형사절차와 군 내부 징계, 신분상 처분이 동시에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혐의가 제기된 초기부터 적용되는 법률과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형사절차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군 인사·징계 문제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