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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반도체 ‘맑음’…자동차·배터리·바이오도 선전 전망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03 13:50

대한상의 산업기상도 조사…AI·친환경차·OLED 수요 업종은 긍정, 관세·공급과잉 업종은 부담

평택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연합뉴스
평택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올해 하반기 산업 전망은 업종별로 엇갈렸다. 인공지능과 친환경차, 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를 등에 업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바이오, 디스플레이는 비교적 밝은 흐름이 예상됐다. 반면 통상장벽과 공급과잉 부담이 큰 기계, 철강, 석유화학 등은 부진한 전망이 나왔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가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분석한 ‘2026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에서 반도체는 ‘맑음’으로 전망됐다.

디스플레이, 자동차, 배터리, 바이오, 조선은 ‘대체로 맑음’으로 분류됐다. 기계, 건설, 철강, 섬유패션은 ‘흐림’으로 예보됐고, 석유화학은 가장 낮은 단계인 ‘비’로 전망됐다.

대한상의는 하반기 산업 흐름을 이른바 ‘A.B.C.D’ 업종 중심으로 설명했다. 자동차, 배터리·바이오,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선전할 것이라는 의미다. AI와 신기술 수요가 있는 업종은 긍정적 흐름을 보이지만, 관세와 공급과잉 부담을 안은 업종은 회복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밝은 전망을 받은 업종은 반도체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AI 추론, 에이전틱 AI 확산에 힘입어 ‘맑음’으로 분류됐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년보다 약 97% 늘어나는 가운데 AI 서버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확산도 반도체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스마트폰과 PC 등 기기에서도 메모리 탑재량이 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수출은 상반기부터 강한 흐름을 보였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넘어섰고, 하반기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92.2% 증가한 1924억달러로 전망됐다. 대한상의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과 낮은 재고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강세와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대체로 맑음’으로 전망됐다. IT와 자동차 제품의 OLED 전환, 폴더블과 LTPO 등 프리미엄 기술 수요가 긍정 요인으로 제시됐다.

하반기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94억달러로 예상됐다. 특히 자동차용 OLED 출하량은 42.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LCD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단가 하락이 겹치면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산업도 ‘대체로 맑음’으로 분류됐다. 상반기 생산 차질 물량이 하반기로 이연되고, 신차 출시와 친환경차 수출 증가가 업황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자동차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87만5000대, 생산은 2.2% 증가한 203만5000대로 예상됐다. 수출은 친환경차와 북미 시장 호조가 이어지면서 전년 수준인 132만5000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중국계 전기차의 국내외 점유율 확대와 전기차 생산 현지화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도 경쟁 심화와 현지 생산 확대가 국내 수출 여건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산업 역시 ‘대체로 맑음’으로 전망됐다. 전기차 시장 회복과 에너지저장장치 수요 확대가 긍정 요인으로 제시됐다.

하반기 배터리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30억2000만달러, 수출은 19.1% 증가한 43억2000만달러로 예상됐다.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ESS용 배터리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 공급 본격화도 회복세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중국발 배터리 공급과잉은 업황 부담으로 남았다.

바이오 산업은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와 대형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설비 가동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37억6000만달러로 예상됐다. 미국 생물보안법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CDMO 대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의 공급망 내재화 기조는 부담으로 지적됐다. 현지 제조원가 상승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해양플랜트 산업도 ‘대체로 맑음’으로 분류됐다. 에너지 안보 강화에 따른 LNG선과 탱커 수요 증가가 업황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8% 증가한 708만CGT를 기록했다. 하반기 수출은 172억1000만달러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하반기의 높은 실적을 소폭 밑도는 수준이지만, 고선가 시기에 수주한 LNG운반선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높은 수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국의 수주 점유율 확대와 건조능력 제고는 중장기 경쟁 부담으로 꼽혔다.

기계 산업은 ‘흐림’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와 방산 설비투자, 해외 플랜트 수요는 긍정적이지만 미국 관세에 따른 수출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기계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수출은 2.5% 감소한 279억8000만달러로 예상됐다.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일부 기계류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대미 수출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계업계는 관세 영향 업종에 대한 긴급 세제 지원과 운영자금 지원, 미국 내 생산·조립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과 해외진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건설 산업도 ‘흐림’으로 분류됐다. 공공과 토목 수주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공사 물량과 민간 건축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4월 누계 건설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기성은 1분기 4.1%, 4월 누계 기준 3.3%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1분기 1.4% 줄었다.

특히 4월 누계 건축허가면적은 3.6%, 주거용 허가면적은 17.5% 감소했다. 대한상의는 SOC 예산 확대와 공공주택 공급은 긍정 요인이지만,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 제약, 높은 공사비, 미분양 부담이 하반기 회복 체감을 낮출 것으로 봤다.

철강 산업도 ‘흐림’ 전망을 받았다. 자동차와 조선 등 일부 전방 수요 회복에도 수출 부진과 체감 수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철강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조선 수요와 전년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생산은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3.6% 감소할 전망이다. 인도와 북미 등 일부 지역 수요는 있지만, 유럽연합이 철강 무관세 수입한도를 줄이는 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용 강재 수요 부진과 일부 저가 대체재 유입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섬유패션 산업 역시 ‘흐림’으로 전망됐다. K-패션 완제품과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고부가 소재는 선전하고 있지만 범용 직물 부진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하반기 섬유패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51억9000만달러로 예상됐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글로벌 소비심리 둔화가 수출 물량과 생산, 채산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섬유패션업계는 국내 제조 기반 재건과 첨단·고부가 분야 사업재편, AX·DX 설비투자를 통합 지원하기 위한 ‘섬유패션산업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가장 어두운 전망을 받은 업종은 석유화학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비’로 분류됐다.

중동 사태 진정 이후 원료 수급 정상화와 가동률 회복으로 생산은 상반기보다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중국발 공급과잉과 제품가격 하락으로 수출은 상반기보다 14.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 하락도 수익성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동 정세 안정으로 유가와 제품가격이 내려가면서 전쟁 중 급등한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 원가를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역래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글로벌 산업경쟁에서 각국 정부가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는 가운데 기업의 노력만으로 넘기 어려운 통상·공급망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며 “정부가 성장산업의 투자와 혁신을 뒷받침하는 한편 어려운 산업의 전환 비용과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업종별 핀포인트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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