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추석 명절은 대가족이 모이고 이동이 잦아 어린아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평소와 다른 환경, 다양한 음식과 장거리 이동은 아이들의 소화기나 호흡기 문제, 탈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 배우리 교수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응급 대처법을 소개했다.
영유아의 응급실 내원 원인 중 가장 흔한 증상이 발열이다. 폐렴, 위장염, 수족구병 등 다양한 감염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며, 직장 체온이 38℃ 이상이면 발열로 본다. 최근에는 고막 체온계를 많이 사용하므로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탐침을 귀 깊숙이 넣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열과 함께 경련이 발생하는 ‘열성 경련’은 위험하다. 15~30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3개월 미만 영아가 열이 날 때, 아이가 축 늘어져 활기가 없거나 열이 4~5일 이상 지속될 때도 지체 없이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갑자기 쌕쌕거리는 호흡, 얼굴과 입술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 자다가 깰 정도의 복통, 반복적인 구토나 두통, 가슴 두근거림이 계속된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다. 아이는 성인보다 쉽게 탈수되므로, 물이나 경구 수액제를 소량씩 자주 마시게 하고, 식사를 못 할 때는 주스나 이온 음료가 저혈당 예방에 도움이 된다.
명절에는 낙상, 교통사고, 화상, 알레르기 등 다양한 사고도 잦다. 성묘 중 벌레에 물렸다면 침이나 독을 제거하고, 호흡곤란이나 창백함이 보이면 즉시 119에 연락한다. 아이가 음식이나 이물질에 의해 목이 막혔을 때는 신속한 기도 확보가 필수다.
1세 미만 영아: 아이를 팔에 엎드리게 해 어깨뼈 사이를 5회 두드린 뒤, 양 젖꼭지 아래 부위를 두 손가락으로 5회 압박한다.
1세 이상 소아: 하임리히법을 시행한다. 아이의 뒤에서 주먹을 쥔 손을 배꼽과 갈비뼈 사이에 대고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린다. 이때 입속 이물질이 보일 때만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한다.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뒤에도 집에서 아이의 상태를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약 복용 시간과 용량을 정확히 지키고, 증상 변화를 기록해두면 추후 진료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의식 저하, 반복 경련, 지속적인 구토, 호흡 곤란, 혈변 등을 보이면 즉시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배우리 교수는 “연휴 전 미리 방문할 지역의 응급실 위치와 연락처를 확인해 두면 도움이 된다”며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기보다 의료진을 믿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 회복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 배우리 교수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